이쯤되면 ‘공격형 포수시대’

입력 2015-08-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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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왼쪽)와 SK 이재원은 올 시즌 공격형 포수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최근 은퇴한 삼성 진갑용도 “후배들에게 앞으로는 수비 외에 타격에도 신경을 많이 쓰라고 말하고 싶다”며 공수겸장의 포수가 트렌드임을 강조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양의지 17홈런 팀내 1위…타점 2위
SK 이재원 80타점·삼성 이지영 3할타율


이제 포수도 ‘공수겸장’ 시대다. 각 팀의 안방을 책임지는 주전 포수들이 공격에서도 큰 비중을 뽐내며 춘추전국시대를 열고 있다.

두산 양의지는 16일까지 타율 0.344, 17홈런, 7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팀 내에서 가장 많고, 타점 역시 간판타자 김현수에 이어 2위다. 15일 문학 SK전에서도 시즌 17호 홈런과 2루타를 포함해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반대편 덕아웃에 있던 SK 포수 이재원도 밀리지 않았다. 같은 경기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룰 포함해 2안타를 쳤다. 이재원도 SK 팀 내에서 80타점을 넘긴 유일한 타자다. 용병타자 브라운보다 타점이 20점 가까이 많다. 포수 출신인 두산 김태형 감독은 “포수들이 공격까지 잘해주면 감독으로선 좋은 일이다. 양의지와 이재원 모두 공수에서 제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포수들의 불방망이는 팀 내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프로에서 17년을 뛴 삼성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최근 은퇴를 선언하면서 “후배들에게 앞으로는 수비 외에 타격에도 신경을 많이 쓰라고 말하고 싶다. 그게 최근 추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포수 자리에 대타를 쓰는 게 당연시되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타격도 잘하는 포수가 되는 게 자기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뜻에서다.

실제로 올 시즌은 ‘타격도 되는’ 포수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롯데 포수 강민호는 올해 데뷔 첫 30홈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5일 목동 넥센전에서 역전 결승 2점홈런을 때리며 명불허전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삼성 이지영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한 시즌 최다타점을 이미 넘어섰다. 타격으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전 포수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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