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승 양현종 ‘잠실의 에이스’

입력 2015-08-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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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은 투수들에게 ‘안식처’와도 같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자랑하는 KIA 양현종(왼쪽)은 잠실에서 4승무패, 방어율 0.64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삼성 장원삼은 잠실에선 3승무패, 방어율 0.92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잠실구장, 어떤 투수가 강했나?

방어율 0.64 극강…용병중엔 밴헤켄 최강
장원삼, 6점대 방어율 불구 잠실선 0.92


좌우 펜스까지 100m, 가운데 담장까지 125m. 잠실구장은 국내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구장 크기 하나만으로도 투수들은 ‘아늑함’을 느낀다. 다른 구장에서 홈런이 될 타구도 평범한 뜬공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투수들의 안식처, 잠실구장에선 어떤 투수가 강한 모습을 보였을까. 전체 성적 대비 잠실구장 등판 기록이 월등히 좋은 이는 삼성 왼손투수 장원삼(32)이다. 장원삼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8승8패, 방어율 6.57을 기록했다. 잠실 성적은 3경기서 3승, 방어율 0.92다. 잠실에서 1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 중 2번째로 방어율이 좋다. 그는 “잠실은 아무래도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한다.

장원삼은 16일까지 피홈런 공동 3위(20개)에 올랐다. 올 시즌 유독 장타 허용이 많았다. 그는 땅볼/뜬공 비율이 0.72(땅볼아웃 74개·뜬공아웃 103개)로 전형적인 ‘뜬공 투수’다. 대개 장원삼과 같은 투수들은 구장 규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원삼의 팀 동료인 좌완 차우찬(28)도 이에 해당된다. 올 시즌 23개의 피홈런으로 이 부문 1위인 그는 땅볼/뜬공 비율 0.86(땅볼아웃 109개·뜬공아웃 127개)을 기록 중이다. 평소 장타 허용이 많지만, 잠실에선 달랐다. 2경기에 등판해 1승, 방어율 1.23을 기록했다. 피홈런은 없었다. 시즌 성적(22경기 8승5패·방어율 4.85)과 비교해도 뛰어난 수치다.

10이닝 이상 투구 기록이 있는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이는 KIA 좌완 양현종(27)이다. 양현종은 잠실 4경기서 4승에 방어율 0.64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사실 양현종은 올해 24경기서 12승4패, 방어율 2.38로 ‘원래 잘하는’ 투수다. 잠실에 오면 더욱 강해졌다.

양현종과 장원삼 다음으로 넥센 외국인투수 앤디 밴헤켄(36)도 잠실 4경기서 2승1패, 방어율 1.01로 강했다. 잠실 성적 상위권이 모두 좌완투수인 것은 이채롭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에선 누가 강했을까. 두산의 왼손투수 삼총사는 모두 안방에서 강점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다승 1위 유희관(29)의 성적. 잠실에서 14경기에 등판해 11승1패, 방어율 2.20으로 막강했다. 그러나 잠실 밖에선 고작 4승(2패)을 거뒀다. 또 FA(프리에이전트) 장원준(30)은 이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잠실 14경기서 7승5패, 방어율 3.25로 선전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한 좌완 허준혁(25)은 잠실 5경기서 1승, 방어율 1.67을 기록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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