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1000만 돌파①] 현실성 있는 ‘서민 영웅’에 관객은 답했다

입력 2015-08-2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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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의 한 장면. 사진제공|외유내강

권력자에 맞선 서민 영웅 활약 인기몰이

‘영웅’이 필요한 시대에 관객은 답했다.

부도덕한 재벌 3세(유아인)와 그를 끝까지 좇아 응징하는 형사(황정민)가 주인공인 영화 ‘베테랑’(제작 외유내강)이 이르면 28일, 늦어도 29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 5일 개봉 이후 상영 4주 만에 이룬 성과다. 그보다 먼저 개봉해 이달 15일 ‘1000만 클럽’에 합류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 함께 거둔 화제의 기록이다.

동시에 ‘베테랑’은 형사를 주인공 삼은 범죄액션 장르로는 처음 1000만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1000만, 그 이상의 관객에게 선택받은 영화는 ‘명량’처럼 역사에 기반을 둔 사극이거나, ‘도둑들’ ‘해운대’ 같은 오락영화, 또는 ‘국제시장’처럼 뭉클한 감동을 담은 시대극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비교해 ‘베테랑’은 사회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그린, 지극히 현실지향적인 이야기로 대중의 욕구를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베테랑’을 향한 관객 지지의 배경은 부도덕한 권력자에 맞선 영웅 하지만 관객 주변의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물의 활약에서 찾을 수 있다.

극중 황정민이 그 주인공. 그가 연기한 강력반 형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견고한 세상을 쌓아가는 재벌 3세에 대적해 끝내 승리하는 ‘한국형 영웅’이다. 뒤돌아보지 않고 신념대로 밀어붙이는 그의 활약이 통쾌함을 안겨준다. 앞서 1000만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많지만 유독 ‘베테랑’이 상영이 채 끝나기도 전에 후속편 제작을 공표한 데는 이 같은 대중적 열망으로도 가능했다.

연출자 류승완 감독이 짚은 흥행의 이유도 비슷하다. “영웅이 필요한 시대에 서민적인 영웅을 영화에서 만났고, 그렇게 관객의 관심이 모였다”고 바라봤다. 류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만난, 지구를 구하는 슈퍼히어로는 사람들을 구경하게 만들지만 ‘베테랑’의 형사는 우리 가운데 누구도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각자 일하는 분야에서 소영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관객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황정민의 생각도 같다. “영웅은 멀리 있지 않다”는 점, “누구라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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