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인 기장 아들이 비행 조종맡겨 ‘전원 사망…여객기 산산조각’

입력 2015-08-30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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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1994년 3월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의 전말이 공개됐다.

1994년 3월23일 모스크바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여객기 SU 593편이 이륙한지 4시간 여 만에 러시아 상공을 날던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직으로 추락한 여객기는 산산조각이 났고 승객과 승무원 75명 전원이 사망했다. 그런데 블랙박스엔 뜻밖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당시 해당 여객기는 에어버스 A310 최신기종이었으며 비행 당일 기상상태도 좋았다. 또 조종사들도 일급 조종사였고, 기체 결함도 없었기에 테러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특별조사단을 결성했고, 특별조사단은 얼마 뒤 복구된 블랙박스를 복구했다가 조종석 음성기록장치 CVR에 의문의 10대 목소리가 녹음돼 있던 걸 발견했다.

충격적인 이들의 대화에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해당 여객기 야로슬라프 기장이 조종사가 꿈인 자신의 아들을 위해 조종간을 맡겼다가 사고가 난 것.

이날은 모스크바에 살고 있던 16살 엘다와 야나 남매가 홍콩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날이었다. 이들의 아버지가 바로 사고 여객기 교대 기장이었다. 엘다와 야나는 비행 도중 아빠가 있는 조종실에 나타났다.

조종실은 현재 승객들이 출입할 수 없게 됐지만 911 테러 이전까지만 해도 조종실 통제가 엄격하지 않았고 조종사를 꿈꾸는 아들 엘다를 위해 아이들을 조종실로 불렀던 것이다.

야로슬라프는 자동조종장치가 작동중이라 엘다가 조종간을 잡아도 상관없다고 믿었다. 이게 바로 비극의 시작이었다. 조종간을 잡은 엘다가 한껏 들떠있었을 때 실수로 자동조종장치가 해제됐던 것.

야로슬라프는 오프 전동이 해제됐음에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고, 이내 비행기는 오른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야로슬라프는 뒤늦게 자동조종장치가 해제됐음을 발견, 간신히 자리를 바꿔 앉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조종간을 아들에게 맡긴 기장을 비난했고, 이같은 초유의 사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사진|MBC ‘서프라이즈’ 캡처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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