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캡처] ‘제7기사단’ 안성기, 영어 대사는 기우에 불과했다

입력 2015-09-04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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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성기의 할리우드 진출작 ‘제7기사단’이 베일을 벗었다.

‘제7기사단’은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들에게 공개됐다. 이날 관전 포인트는 역시 이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로 영역을 넓힌 안성기였다.

‘제7기사단’은 타락한 왕국, 절대 권력에 맞선 제7기사단이 펼치는 최후의 전투를 그린 대서사 액션 블록버스터. 안성기는 극 중 명망있는 귀족인 어거스트를 연기했다. 어거스트는 금욕주의자로서 ‘바톡’(모건 프리먼) 영주처럼 절대 권력의 횡포에 저항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한 인물이다. 그는 늘 ‘기자 모트’(엑셀 헨니)의 횡포를 못마땅해하지만 자신의 딸 한나(박시연)에게 피해가 갈까봐 조심스러워한다.

안성기는 막이 오른 후 25분 만에 짧은 영어 대사와 함께 스크린에 등장했다. 극 초반에는 조연이라는 사실이 민망할 정도로 적게 등장했다. 특히 50년 연기 내공의 모건 프리먼과 한국 최고의 배우 안성기가 만난 작품임에도 두 사람의 합이 드러나는 장면이 없어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고 제7기사단의 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안성기의 비중은 급상승했다. 그가 연기한 어거스트와 기자 모트가 단순한 귀족-장관의 관계를 뛰어넘어 깊이 얽힌 사이이기 때문. 이 가운데 안성기는 분량만큼 늘어난 영어 대사를 무난하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그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자는 마음으로 출연했는데 영어 대사가 복병이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안성기는 “동양인 군주 역이라 영어 발음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제작진이 완벽한 발음을 원했다. 그리고 대사 분량도 많았다”면서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기 전에 심지어 화장실에까지 영어 대사를 외웠다. 뇌가 쉴 틈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안성기가 가장 우려한 부분이었지만 다행히도 그의 영어 대사는 극을 전혀 해치지 않았다. 그의 존재감은 기사단 사이에서도 빛을 발했고 딸을 향한 부성애 또한 충분히 전해졌다.

‘제7기사단’을 통해 연기 인생 58년 만에 할리우드 스타트라인을 넘은 안성기. 그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할리우드 작품을 하루 빨리 ‘경험’해주길. 이 국가대표 급 배우를 우리만 보는 건 전세계 영화 팬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아까우니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미디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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