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여행 떠나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입력 2015-09-24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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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여행서 ‘위험한 여행’ 출간…세계 위험지역 여행 보고서
“추억을 위한 귀족놀음을 벗어나 내면의 성장을 꿈꿔라”

위험한 여행? 참 발칙한지고. 글자 그대로 풀어본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여행이렷다! 여행을 위험한 곳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여행책이 나오니 튀어보려고 별별 일을 다하네’ 하고 넘기려는 순간 궁금증이 들었다. ‘위험한 여행? 거기가 어딘데?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데?’ 물음표들이 꼬리를 물었다.


● 화제의 그 ‘한량여인’, 여행서를 내다

책 날개를 펼쳐보니 저자에 대한 프로필이 있다, 양젖을 짜는 사진과 함께.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녀, 대학시절 야학교사, 영문학 물리학 학사에 핵물리 석사 출신, 15년 동안 남극과 그린란드를 제외하고 90여 개국 여행, 언론과 교육분야 활동, 빈민촌과 분쟁지역 취재기자 등등으로 소개했다. 내공이 상당히 쌓인 여행고수라는 말인데. 그것도 독특한 색깔이 있고 ‘성깔’마저 있는 여행고수. 누구지? 혹시…. 그렇다. 인터넷 아이디 ‘한량여인’으로 친숙한 박근하 씨다. 그가 쓴 여행기는 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고 논란과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고(思考)뭉치’였다.

그러고 보니 책 표지도 범상치 않다. 여행서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포스가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리장벽 사진이 큼지막하게 독자를 ‘위협’하고 있는 것. 그 표지사진이 이 여행서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그렇게 ‘위험한 여행’(글·사진 박근하 l 책미래 펴냄)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책 제목 어깨엔 ‘허락받지 못할, 한량한 젊음의’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 10여 년 동안 세계 위험지역 여행하며 심장으로 집필


‘위험한 여행’은 저자가 10여 년 동안 세계 위험지역을 취재와 여행을 하며 머리보다는 발과 심장의 힘으로 느낀 여행기다. 여는 여행기처럼 ‘여기가면 경치 좋다, 맛집은 어디가 좋고, 싼 숙소는 어디고’ 등등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다. 자신이 생각한 여행의 의미를 따뜻한 마음과 차가운 이성으로 빚은 여행서다. ‘어디가 좋나’하고 사진 위주의 여행서를 생각했다면 좀 무거울 수도 있다.

‘위험한 여행’은 위험지역 여행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 중심의 글이다. 모두 4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생각과는 다른 여행’이라는 표제를 달고 인도와 사하라사막 르완다 짐바브웨 등을 돌며 삶에 대한 사색과 고단한 그들의 경제, 불평등 교역 등을 담았다. 2부에선 베네수엘라의 창녀와 빈민촌 그리고 칠레 안데스, 팔레스타인의 극한체험을 녹였다. 3부에선 ‘나쁜 여행 속 소소한 즐거움’을 표제로 아마존과 세계 폭포이야기, 파리의 뒷골목 등을 담았고 마지막 4부엔 여행을 통해 얻은 내면과의 조우를 잔잔하게 그렸다.


●“추억을 위한 귀족놀음에서 벗어나 내면의 성장을 꿈꿔라”

저자가 다닌 곳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아니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여행보다는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아간다. 마치 ‘몰래카메라’로 세상을 고발하듯 글을 전개한다. ‘르포르타주 여행 성장 에세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여행기다. 추억을 위한 귀족놀음보다 내면의 성장을 키우는 여행방식이다.

이렇게 ‘불편한 여행’을 하는 것은 아마 저자가 두 가슴에 휴머니스트라는 뜨거운 불을 갖고 있기 때문이리라. ‘언젠가는 분쟁 지역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전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꿈꾼다’는 저자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리곤 외친다. “모든 젊은이들이여, 용기 있게 세계로 떠나라. 인간의 가치가 돈이나 권력에 의해 매겨져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이 어디까지 거래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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