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경 “내 이름 건 ‘보통연애’가 1위… 소름 끼쳤죠”

입력 2015-09-30 10: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경, 사진|세븐시즌스

순수하게 기뻐했고 말 한마디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럴만했다.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첫 작품이 대박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블락비의 랩퍼 박경의 이야기이다.

박경은 그동안 블락비에서 조금 가려져있던 멤버이다. 랩퍼로서의 능력은 물론, 작사, 작곡, 프로듀싱 능력도 있다곤 하지만 블락비의 프론트맨 격인 지코에 비해 덜 주목받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경은 솔로 데뷔곡 ‘보통연애’를 통해 지코와는 또 다른 음악색을 선보이며 스스로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해 보였다.

‘보통연애’를 통해 보여준 박경의 강점은 흔히 말하는 의미로써의 ‘대중성’이다.

박경은 “쉽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런 느낌이다. (솔로 활동은) 내 음악이니까 앞으로도 이런 스타일을 선보일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박경의 음악 스타일은 곧 차트 성적으로 직결됐다. ‘보통연애’는 공개직후 각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음은 물론이고, 개리와 아이콘, 임창정 등과의 경쟁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박경은 “사실 (이 정도의 성적은) 전혀 상상 못했다. 차트 1위를 한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저 겸손의 말이 아니라 박경은 정말로 순수하게 놀라고, 또 기뻐했다.

박경, 사진|세븐시즌스


박경은 “처음에는 20위권에만 들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너무 기분 좋다”며 “솔직히 블락비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내가 인정받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데 내 이름을 걸고 나와서 이런 성적을 거둬 너무 너무 기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박경은 “블락비보다 내 솔로곡이 더 잘되는 것 같다. 객관적인 수치가 그렇다”라고 스스로가 이뤄낸 성과에 응당 그럴만한 뿌듯함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박경 스스로가 평가한 ‘보통연애’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박경이 본 ‘보통연애’의 인기 요인은 정리하자면 ‘듣기 좋은 음악’과 ‘타이밍’이었다.

박경은 “일단 시기와 제목, 곡 분위기, 피처링과 가사가 잘 맞아떨어졌다. 가을이라 연애하고 싶은 계절인데, 거기에 공감대가 있던 거 같고, 피처링의 박보람 양도 워낙 좋은 음악을 해왔다. 또 개인적으로 자신 있는 음악이었고, 정말 대중성 있게 써서 (리스너를)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재미있는 점은 하루차이로 발매돼 1위 경쟁을 벌였던 개리의 ‘2002’ 앨범 타이틀곡 ‘바람이나 좀 쐐’와 2015년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고 있는 아이콘의 데뷔곡 ‘취향적격’ 역시 ‘보통연애’와 비슷한 느낌의 이지 리스닝 랩송이라는 것으로, 이에 박경은 “여기에 내가 껴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경쟁 상대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보더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느낌의 좋은 노래가 많이 나와서 들을게 많다고 하더라. 개리 선배님 노래를 듣고 내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냥 다 행복하다. 솔직히”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짚어볼 게, ‘박경의 음악’과 ‘지코의 음악’, ‘블락비의 음악’의 차이로, 박경은 분명 지코는 물론 블락비와도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한다.

박경, 사진|세븐시즌스


박경은 “(지코와) 오래 동안 음악을 같이했고, 17살 때 같이 앨범을 내기도 했다”라고 운을 떼며, “음악스타일은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일 수도 있지만 본인의 인생이 담겨있는 거 같다. 살면서 겪어왔던 것들, 본인의 환경 그런 것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난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음악을 접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내 음악에는 서정적이거나 CCM적인 성격이 조금 있다. 처음에는 같이 음악을 했지만 개인적인 음악을 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아가게 됐다”라고 지코와의 스타일 차이를 설명했다.

또한 박경은 “물론 지코는 서정적인 음악도 잘하는 애인데, 힙합적인 음악을 되게 잘한다. 솔직히 나도 하면 할 수 있고,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자신도 있지만, 나와 더 잘 어울리고 나랑 더 잘 맞는 옷이 이런 거라고 생각을 한다”며 “랩에 대해서 누가 더 잘 하냐 못 하냐는 그냥 짜장이 좋냐 짬뽕이 좋냐 같은 이야기이다. 그냥 스타일이 다른 거다”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박경의 스타일’이란 어떤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박경의 작업 스타일에서 얻을 수 있었다.

박경은 “곡을 쓸 때 주제를 확실히 정하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라며 “‘보통연애’도 이런 내용으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이겠다고 정하고 만든 곡이다”라고 곡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이어 “나는 이 방식이 편하다. 상상할 수 있지 않나. 예를 들어 ‘보통연애’는 ‘처음 썸을 타면 어떤 느낌일까. 새로운 사람이니 흥미가 생기겠지. 전화번호도 묻고,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할 거야’ 그런 상상을 쭉 나열해 적는다. 그럼 몇몇 디테일한 내용이 나오게 된다. 그러다보니 (가사에)디테일한 상황이 담기는 거 같다”라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음악적 특징을 알렸다.

이처럼 박경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고, 또 본인에게 많은 행복을 선사한 데뷔곡 ‘보통연애’이지만 아쉽게도 별도의 방송 활동 등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박경은 올해가 가기 전에 자신의 다음 곡을 선보이기를 희망했다.

박경은 “다음곡이 빨리 결정이 되고 올해 안에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사람이 참, 잘되니까 욕심이 나더라. (내 음악을) 더 많이 들려주고 싶고 그렇다”라고 빠른 신곡 발표를 기원했다.

더불어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온 가족과 블락비 멤버들, 지인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박경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혹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대상이 있는지 묻자 “속으로 생각하는 건 하나님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종교에 빠져있다고 할 수도 있는데, 어디서 이런 얘기를 못했다. 속으로 기도도 많이 했고, 이 순위는 정말 사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박경, 사진|세븐시즌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