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민성의 투혼 “무릎 부상? 핑계 안 댄다!”

입력 2015-10-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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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에서는 다 핑계예요. 아픈 것도, 야구 못 하는 것도요. 정말 아프면 경기에 나가지 말아야죠. 어떤 핑계도 대고 싶지 않습니다.”

넥센 김민성은 현재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오른 무릎 통증을 안고 뛰고 있다. 그러나 SK와의 와일드카드전부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도 주전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주사를 맞았지만 통증이 그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그는 “아무래도 움직일 때 넓은 지역을 커버하지 못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공이 뒤로 빠졌는데(5회 SK나주환의 3루타 때 중계플레이하던 넥센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가 달려가는 타자주자의 등에 맞고 뒤로 튕겨나감) 쫓아가기 힘들더라. 사실 내가 중간에 끊었어야했는데 그러질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타격에도 영향이 있다. 우타자의 오른 다리는 타격시 중심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중심축이 흔들리면 당연히 정상적인 타격을 할 수 없다.

김민성은 “타석에 들어가서 무릎이 안 아플 수 있도록 타격폼을 고쳐 잡는다”며 “마치 내 몸을 재조립하는 느낌이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에도 김민성은 경기 출장을 감행하고 있다. “무조건 뛰어야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진욱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김민성이 정상 컨디션으로 뛰지 못하면 넥센 타선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김민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어차피 상대팀 입장에서는 중요한 순간 4번 박병호, 5번 유한준과는 정면승부하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6번 김민성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즉, 그가 역할을 해줘야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넥센이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

김민성은 “나 말고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한다”고 겸손해 했지만 남다른 책임감은 느끼고 있었다. 그는 “경기에 나가면 긴장도 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다보니 아픈 걸 잊게 된다”며 “그라운드 위에서는 핑계가 없다. 아프다고 야구를 못 하는 것도 핑계고, 아픈 것도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핑계대지 않고 최선을 다해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준PO 1차전에서 팀이 역전패해 아쉬움을 삼켰지만, 김민성은 볼넷 1개를 포함해 3타수 1안타와 함께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 2차전 이후 승부를 기대케 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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