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의 눈] 넥센 타자들은 3구 안에 때리지 않았다

입력 2015-10-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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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잡았는데… 두산 김현수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PO 3차전 1회말 1사 1루서 윤석민의 외야 깊숙한 타구를 점프해 잡아냈지만 펜스에 부딪히면서 공을 놓치고 있다. 두산이 포구 후 공을 떨어뜨린 것이라며 심판합의판정을 신청했지만 안타로 처리됐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준PO 3차전

공 많이 보며 구속 떨어진 유희관 공략
두산 타자들 삼진 의식 이른 승부 패착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선 넥센 선발 앤디 밴 헤켄이 압도적이었다. 7회까지 투구수가 77구였는데, 탈삼진이 9개였다는 것은 대단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약 70%였다. 여러 카운트에서 타자들이 손을 내밀게 만들었다. 밴 헤켄이 빠른 템포로 두산 공격을 끊어주며 넥센의 공격 흐름을 만들어줬다.

넥센과 두산의 대조적 공격 방법에서 결과 갈렸다!

두산 타자들은 밴 헤켄의 공을 3구 안에 건드린 적이 많았다. 두산 타자들은 밴 헤켄의 탈삼진 능력을 의식해 포크볼이 들어오기 전에 공격을 하려다 결국 도움을 줬다. 밴 헤켄은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보다 13일 두산전 볼이 더 좋았다. 경기운영도 좋았다. 두산은 3회 오재원의 견제사로 흐름이 끊겼다. 밴 헤켄은 자신의 힘으로 7.2이닝(2실점 10탈삼진)을 책임졌다.

반대로 넥센은 두산 유희관이 강속구가 없는 투수라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공을 많이 봤다. 유희관은 시즌 후반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고 했다. 홈 플레이트 좌우 폭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투구수(4이닝 92구 3실점)가 늘어났다. 이날도 유희관의 직구 구속은 127∼128km 수준이었다. 유희관의 싱커와 체인지업이 효과를 보려면 직구 구속이 133∼134km는 나와야 했다. 4회 넥센 김하성이 친 솔로홈런은 다른 구장이라면 홈런이 어려웠을 비거리이기도 했지만, 2회 첫 타석(좌익수 플라이)에서 아웃당한 구종(체인지업)을 똑같이 노려서 쳤다. 직구 구속이 안 나오며 패턴이 읽힌 것이다. 두산과 반대로 넥센 타자들은 3구 안에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두산이 5회 노경은으로 투수를 교체한 것은 더 나쁜 사태를 피하기 위해 직구 위주의 투수를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 넥센에 1승보다 소중한 긍정의 신호들


넥센 타선은 포스트시즌 들어 시즌 스태츠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공격력을 보였는데 5회 1점, 7회 2점을 낼 때 유한준과 김민성이 활로를 뚫었다. 공격의 팀 넥센에서 14일 4차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게다가 밴 헤켄이 7.2이닝을 소화해 불펜진을 아낀 것도 긍정적이다. 14일 양훈이 넥센 선발로 나서는데 한현희, 손승락, 조상우 등 불펜 필승조의 조기투입이 가능해졌다. 다만 두산이 8회 2점을 따라가 조상우를 마운드로 끌어올려 20구 이상 던지게 한 것은 소득이다. 두산은 3차전까지 다득점 경기가 안 되고 있다. 김현수와 양의지가 터지지 않으면 두산도 쉽지 않다. 그러나 3차전은 밴 헤켄이 압도적이었지 두산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1일 2차전 패배 직후 두산을 향해 강한 어필을 했다. 미디어를 통해서 감독의 의중이 선수들에게 알려지면 팀이 일시적으로 뜨거워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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