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PS땐 타자보다 투수가 유리, 믿음 갖고 평정심 잃지말라

입력 2015-10-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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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 스포츠동아DB

송진우 해설위원 “부담감 잘 컨트롤해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육상에 빗대면 이렇다. 42.195km 마라톤을 달린 뒤 1등부터 5등까지 400m 트랙에 남는다. 먼저 5등과 4등이 100m 달리기를 하고, 승자가 다시 3등과 100m를 뛴다. 다시 이긴 쪽이 2등, 또 그 승자가 1등과 잇달아 100m를 겨뤄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극단적 비교지만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포스트시즌은 집중력이 더 중요하다. 육상 단거리 스프린터들은 찰나의 호흡 실수 하나로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도 치명적 실수 하나가 영원히 기억되는 무대다.

아무리 정규시즌에 맹활약했던 투수라도 단기전, 포스트시즌에선 맥없이 무너지기도 한다. 반대로 페넌트레이스에서보다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마운드 전력의 비중이 더 큰 포스트시즌, 투수는 어떤 마음으로 그라운드 한 가운데에 서야 할까. 14일 두산-넥센의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이 열린 목동구장을 찾은 송진우(49) KBSN스포츠 해설위원에게 물었다.

송 위원은 KBO리그 역사상 유일한 200승 투수(210승)이자, 103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한 전문 소방수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역대 3번째인 7승을 올렸고, 최고령 선발 승리투수(40세 8개월 1일) 기록도 갖고 있다.

송 위원은 먼저 “최근 대부분의 투수들이 체계적 보호를 받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체력적 문제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실 10월이 투수에게는 가장 좋은 계절이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는 시기다. (포스트시즌에선) 선발진의 경우 3인 로테이션이 돌아가는 팀도 많은데, 3일 휴식이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집중력이 더 커지고, 많은 관중과 미디어의 관심 속에 평소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동기부여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평정심 유지였다. 송 위원은 “경험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얼마만큼 심리적으로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느냐에 많은 것이 달렸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집중해야 하는데, 흔들려버리면 갑자기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그래서 첫 경험이 중요한데, 젊은 선수일수록 포스트시즌 첫 등판 때 안타를 맞아도 병살로 잡고 잘 넘어가면 자기도 모르게 더 좋은 공을 던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은 또 “나 역시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 때 더 많은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투수가 타자보다 유리한 것이 야구라는 점이다. 포스트시즌에는 수비진의 집중도도 높아 투수가 더 유리하다. 그런 믿음이 큰 무기다”고 강조했다.

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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