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임동혁 ‘사상 최연소 배구 국가대표’ 탄생

입력 2015-10-19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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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대한배구협회(회장 박승수, 이하 협회)가 지난 16일 오후 전국체육대회 배구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제9차 상임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상임이사회에서는 고교·대학에 재학 중인 남자배구 선수 14명을 성인 국가대표로 전격 발탁하고, 올 겨울부터 '스피드 배구 특별훈련'에 돌입하는 국가대표팀 혁신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날 상임이사회의 결정으로 고등학교 선수 5명, 대학 선수 9명이 성인 국가대표로 최종 확정됐다. 고교 선수로는 임동혁(제천산업고), 차지환(인하사대부고), 한국민(송산고), 김정호(평촌고), 전진선(진주동명고)이 발탁됐다.

대학 선수는 황택의, 정준혁, 이상욱(이상 성균관대), 김형진, 한성정(이상 홍익대), 조재성, 손주형(이상 경희대), 황경민(경기대), 김인혁(경남과기대)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선발된 고교·대학 선수는 장신의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향후 추가 선발될 프로 선수와 동등한 국가대표 자격을 갖게 되며, 언제든지 국제대회에 출전시킬 계획이다.

협회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 배구 역사상 초유의 기록들이 탄생했다. 성인 국가대표에 고등학교 선수가 5명이 발탁된 건 사상 최초의 일이다. 대학 선수 9명이 발탁된 것도 처음이다.

또한 임동혁 선수(라이트·199cm)는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라는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임 선수는 현재 충북 제천산업고 1학년에 재학 중이며, 올해 나이 만 16세(1999년생)다.

지금까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은 장윤창 경기대 체육학과 교수가 가지고 있었다. 장 교수는 인창고 2학년인 1977년 만 17세의 나이로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됐었다.
협회는 또 향후 남자배구 국가대표 운용 방안도 확정했다.

남자배구 국가대표는 이번에 선발된 고교·대학 선수 14명과 2015-2016 V리그가 끝난 후 선발될 프로 선수 21명을 포함해 총 35명 체제로 구성된다.

협회는 35명 중에서 국제대회 참가 선수 구성을 다양하게 운용할 방침이다. 세계랭킹이 부여되거나 비중이 높은 국제대회는 최정예 멤버가 출전하고, 비중이 낮은 대회에는 고교·대학 선수 위주로 출전시킬 예정이다.

다만, 중요한 국제대회라 할지라도 고교·대학 선수 중에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몇 명은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켜 큰 무대 경험을 쌓게 할 방침이다.

이번 혁신안에서 가장 획기적인 부분은 고교·대학 국가대표 14명을 따로 소집해서 2016년 1~2월 중 40일간 ‘스피드 배구 특별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점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초유의 시도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첫째, 한국 배구가 세계무대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길인 '스피드 배구'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스피드 배구는 철저한 시스템 배구이자 토털 배구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체계적인 특별훈련이 필요하다.

둘째, 장신화와 스피드 배구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다. 아시아권 배구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장신화와 스피드 배구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셋째, 프로 선수와 경쟁 체제를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고교·대학 선수를 따로 모아서 스피드 배구 집중 훈련을 통해 프로 선수와 실력 격차를 줄임으로써 상호 경쟁을 유도한다. 프로 선수가 부상 등으로 국가대표 차출이 어려울 때 대체할 수 있는 선수 층을 미리 확보해놓는 의미도 있다.

넷째, 스타 선수 발굴과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세대교체를 위해서다. 유망한 신예들이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할 경우 국제경쟁력 향상은 물론, 새로운 스타의 발굴로 프로배구 발전과 흥행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세대교체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다섯째, 프로배구 제8구단 창단에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프로에 진입하기 전에 국가대표에서 함께 훈련하고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대거 신인 드래프트에 나올 경우 배구계의 염원인 제8구단 창단을 조기에 실현시킬 수 있다. 프로배구 발전은 물론, 배구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다.

이번 혁신안은 한국 배구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의 협조를 구하고 한국배구연맹(KOVO)과 협조관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상임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스피드 배구 특별훈련은 한국 배구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프로젝트”라며 “협회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결의했다.

김찬호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은 “선수들이 특별훈련을 거치고 나면 ‘국가대표로 성공하기 위해선 공격과 수비력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며 “소속 팀에 가서도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에게도 파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대표에서 스피드 배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다른 유망주와 교체될 수 있다”며 “유망주를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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