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아이유의 ‘CHAT-SHIRE’ 월드를 이해하는 ‘키워드 셋’

입력 2015-10-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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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사진|로엔트리

[연예의 법칙] 아이유의 ‘CHAT-SHIRE’ 월드를 이해하는 ‘키워드 셋’

가수 아이유의 네 번째 미니앨범 'CHAT-SHIRE'가 23일 자정 드디어 공개됐다.

아이유가 직접 작사한 7곡이 수록된 이번 'CHAT-SHIRE'는 타이틀곡 '스물셋'을 비롯해 수록곡 전곡이 당연하다는 듯이 모든 음원 사이트 차트 상위권을 점령해 '여자 솔로가수 끝판왕 아이유'의 힘을 새삼 확인 시켜주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은 팬들 사이에서도 지금까지의 아이유 앨범 중 '역대급 콘셉트'라고 불릴 정도로 독특하고 재미있는 콘셉트를 보여주고 있는 앨범으로, '스물 셋'의 아이유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보고 듣고 느낀점을 소설 속 캐릭터에 빗대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CHAT-SHIRE’의 노래들은 받아들이기에 따라 현실적이기도, 환상적이기도 하며, 아이유의 자전적인 이야기나 혹은 전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이 스물 셋 아가씨가 창조한 ‘CHAT-SHIRE’ 월드는 음악적인 부분과는 별개로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다소 난해한 부분이 있기도 한다.

물론 ‘CHAT-SHIRE’ 월드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아이유 본인에게 듣는 것 이겠지만, 그 아이유가 '수수께끼 (Question)'를 제시한 만큼 지금까지 드러난 힌트를 통해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키워드 1 - 고양이

아이유, 사진|로엔트리


‘CHAT-SHIRE’를 대표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고양이이다. 이번 앨범의 최초 콘셉트 이미지에서 아이유는 오드아이를 한 채 보라색 끈을 온몸에 묶고 있는 독특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리고 오드아이나 끈을 가지고 노는 건 모두 고양이의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이후 공개된 재킷 이미지에서도 아이유는 나무 위에 업드려 있는 모습으로 고양이를 표현했다.

결정적으로 타이틀곡 '스물 셋'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앨범의 타이틀을 따온 주인공이 바로 이상한 나라 앨리스 속 체셔고양이(Cheshire Cat)이다.

체셔고양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서 그리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항상 이죽거리는 미소를 보이며 앨리스에게 길을 알려주는 독특한 캐릭터로, 앨리스에게 친절한 것인지 퉁명스러운 것인지 모를 태도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선보인다.

또한 앨리스는 '스물 셋'에서 자신을 체셔고양이에 비유하며 어른이기도 아이이기도 바라는 사람들의 시선과 그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체셔고양이와 관련해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체셔'의 철자가 'Cheshire'인 반면 아이유의 '쳇셔'는 'CHAT-SHIRE'라는 점으로, 'CHAT'가 '이야기하다'를 뜻하는 단어에서 따온 것인지 'Che'와 'Cat'을 결합 한 것인지, 혹은 둘 다를 포함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키워드2 - 소설들

아이유, 사진|로엔트리


누차 이야기 하지만 아이유의 이번 ‘CHAT-SHIRE’는 7개의 곡마다 각자 해당하는 소설 속 캐릭터가 존재하며, 이 캐릭터가 누구인지만 파악해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모두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읽어보지 않은 작품이 있거나 너무 오래전에 봐 기억이 가물가물한 아이유의 팬이라면(꼭 그렇지 않더라도 읽어두면 좋은 책들이다), 짬을 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새 신발’- 오즈의 마법사·도로시(L. 프랭크 바움作), ‘푸르던’- 소나기·소년과 소녀(황순원作), ‘Zeze’-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제제(주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作), ‘스물 셋’- 이상한 나라 앨리스·체셔고양이(루이스 캐롤作), ‘RED QUEEN’- 거울 나라 앨리스·붉은 여왕(루이스 캐롤作), ‘무릎’- 데미안·싱클레어(헤르만 헤세作), ‘안경’- 바보 이반·이반(톨스토이作)

●키워드3 - 성장

아이유, 사진|로엔트리


3년 전 딱 스무살이 된 아이유가 발표한 '너랑 나'는 사실 20대라기보단 10대 감성에 더 어울리는 곡이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의 아이유는 아티스트니 뮤지션이니 하는 수식어가 꼭 따라붙는 여성 솔로가수로 성장했다.

아티스트와 뮤지션이 예술가, 음악가를 영어로 써놓은 것 뿐이지 그냥 가수와 뭐가 다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이유가 가수로서 꾸준히 성장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CHAT-SHIRE’에서 아이유는 이런 성장 과정을 거치며 겪은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오히려 과거 10대 시절보다 더 사춘기 소녀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2년전부터 시작해 지금은 공개연애를 즐기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인지 가수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소녀에서 숙녀가 된 아이유의 모습도 곳곳에 담겨있다.

23살이 돼 뒤늦은 사춘기와 성장통을 겪는 아이유의 모습을 살펴 보는 것도 ‘CHAT-SHIRE’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다.

아이유, 사진|로엔트리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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