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안타까운 핸슨의 죽음

입력 2015-1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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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 우완투수 토미 핸슨.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ML 49승 35패…어깨 부상으로 방출
구위 회복 못하자 약물 과다 복용한듯

12일(한국시간) 전 메이저리거 우완투수 토미 핸슨(사진)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가 입원했던 피드먼트 병원의 기록에는 ‘약물 과다 복용’이라 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애틀랜타의 개막전 선발로 출전했던 핸슨은 메이저리그 통산 49승35패(방어율 3.80)를 기록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빅리그 데뷔 후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였다.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선수였지만 어깨 부상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2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1986년에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태어난 핸슨은 어린 시절 캘리포니아주 레드랜드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반 때 프로팀은 물론 4년제 대학조차 그를 외면했다. 결국 2년제 칼리지로 진학해 2006년 신인드래프트 22라운드에서 애틀랜타에 지명됐다. 198cm의 큰 체격을 지닌 그의 가능성을 눈 여겨 본 애틀랜타가 뒤늦게 호명한 것이다.

2009년 6월 4일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그는 이틀 후 첫 등판에서 6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허용하며 6실점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후 4경기에서 방어율 0.78을 기록하며 모두 승리를 따내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21차례 선발등판에서 11승4패로 시즌을 마감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2년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르기도 했지만 생애 최다인 13승을 따냈다. 그러나 비즈니스 세계는 냉혹했다. 그해 12월 1일 애틀랜타는 핸슨을 에인절스로 트레이드했다. 시속 100마일에 가까운 강속구를 던지는 조던 왈든을 영입해 불펜을 보강한다는 명목으로 에이스를 떠나보낸 것이다.

핸슨은 2013년 에인절스에서 15차례(13선발) 출전에 4승3패(방어율 5.42)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뒤 이듬해 추신수와 한 솥밥을 먹을 뻔했다. 그러나 2월 12일 텍사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지만 한 달 반 만에 방출 당했다. 다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트리플A에서 뛰다 6월 12일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라 빅리그 복귀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는 선발투수난에 허덕이던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지만 끝내 어깨 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통산 50승 도전의 기회조차 잡아보지 못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지만 예전의 공을 뿌릴 수 없다는 자괴감이 핸슨을 쓰러뜨리게 만든 것은 아닌지…. 많은 팬들이 그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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