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대주 남태혁 “홈런 20개 이상 치겠다”

입력 2015-1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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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남태혁(앞). 스포츠동아DB

전북 익산마무리훈련서 구슬땀

누더기 소녀 신데렐라가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하기 위해선 마술사의 요술지팡이가 필요하다. 유효시간은 밤 12시. 그러나 야구에선 요술봉이 필요 없다. 믿음과 기회, 그리고 기다림. 여기에 열정적 노력이 만나는 순간 평범했던 선수가 슈퍼스타로 변신한다. 처음 기회를 잡았을 때 마음가짐을 잊지 않는다면 12시가 지나도, 그 다음해가 지나도 신데렐라처럼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남태혁(24·사진)은 8월 2016신인드래프트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됐다. LA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공익근무로 2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미국에서 당한 부상과 수술(팔꿈치) 등 불확실성이 많았다. 그러나 kt 스카우트팀은 당당한 체격과 영리한 머리, 그리고 5년간 시련을 겪은 경험에 큰 모험을 걸었다.

10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만난 남태혁은 ‘등에 배트를 감고’ 손에 배트를 쥐고는 쉼 없이 스윙을 하고 있었다. 상체를 세워 마지막까지 스윙 궤도가 무너지지 않고 장타를 때릴 수 있는 타격 폼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훈련을 열심히 한다. 스윙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입단했으면 1년 동안 선발 라인업에 놔뒀을 거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태혁은 “1라운드 1순위 지명은 상상도 못했다.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았는데 내가 뽑혔다. 큰 모험이라고 들었다. 그만큼 동기부여가 크다. 스카우트 분들이 ‘너 못하면 우리 모가지야’라고 농담하신다”며 웃었다.

kt의 마무리훈련 강도는 상상 이상이다. 110kg이 넘던 몸무게는 몇 주 만에 7kg이나 빠졌다. 남태혁은 “입단할 때부터 소문은 많이 들었는데 상상 이상이다. 미국에선 코치 분들이 자상하게 가르쳐주는 일이 없었다. 여기서는 ‘삼진 당해도 된다. 크게 쳐라’고 주문하신다. 장타를 치기 위해 타격 자세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다. 장타력은 가장 자신 있는 경쟁력이다. 스프링캠프까지 잘 버텨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홈런 20개 이상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남태혁은 그동안 먼 길을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동기생들이 이제 대졸 2년차라는 점에 더 의욕을 갖고 있다. “수원구장이 너무나 아름답다”며 하루하루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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