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15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벌어진 ‘2015 프리미어 12’ 한국-미국전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KBO리그 선수들에 주목했지만, 관찰이 곧 영입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박병호와 같은 영입대상 있지만
대부분은 일상적인 ‘관찰’일 뿐
한국 선수들에 대한 미국발 기사, 그로 인해 들썩이는 한국, 여기에 국제대회에서 스카우트들의 관찰까지.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이들을 둘러싸고 벌어진 풍경이다.
김현수(두산), 손아섭(롯데) 등은 이번 대회 기간 미국 현지에서 나온 기사로 화제를 모았다. 사실 이 시기에는 에이전트 쪽에서 흘러나오는 기사도 많다. 추측성 보도도 더러 있다. FA(프리에이전트) 김현수 본인의 말대로 “기사가 아닌, 실제 관심만 믿어야 한다”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실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어느 수준일까. 이번 대회에는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극동지역 담당 스카우트가 그대로 온 곳도 있고, 미국에서 직접 파견한 경우도 더러 있다. 여러 구단 스카우트들이 집결했지만, ‘관찰’이 ‘영입’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스카우팅 파트의 책임자급 인사들의 방문이 드물기 때문이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넥센)의 포스팅 사례만 봐도 정규시즌에 임원급 인사가 찾아와서 직접 관찰했다. 프리미어 12에서 이뤄지는 스카우트들의 관찰은 ‘일상적 업무’에 가까운 편이다. 이들은 아마추어대회가 열려도 꾸준히 경기장을 찾는다. 기사에 언급된 특정 선수들을 보기 위해 그곳에 가는 것은 아니다.
이들에게는 좋은 선수가 보이면 관찰하고 자료를 만드는 것이 주요 업무다. 실제로 스카우트들이 전혀 알지 못하던 이태양(NC)이 12일 베네수엘라전에서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막자, 스피드건을 들고 부산히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콜드게임으로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에 갑자기 낯선 사이드암 투수의 역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들이 해외 진출이 가능한 모든 선수를 아는 것은 아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이름을 알린 이대호(소프트뱅크)만 해도 정보가 부족한 스카우트가 있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낮다고 봤거나, 일본지역 스카우트가 따로 있어 업무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다.
물론 관찰대상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네소타가 포스팅에서 승리한 박병호의 경우에도 타 구단 스카우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미국전에 선발출장하지 않은 박병호가 대타로 모습을 드러내자, 순간적으로 스카우트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향후 적으로 만날 것에 대비해 약점을 파악해둘 필요도 있었을 터.
정보가 없을 경우에도 관찰은 필수다. 16일 소속팀 롯데에서 포스팅을 요청한 손아섭이 이날 쿠바와의 8강전에서 9회 대타로 나서자, 급히 자리를 옮겨 영상을 촬영하는 스카우트도 눈에 띄었다. 해당 스카우트는 KBO리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손아섭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언급했던 인물이다.
타이베이(대만)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