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만 갚아주면 도박 끊을 수 있다? NO

입력 2015-12-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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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 희망길벗 조철희 센터장.

■ 전문가와 함께 풀어보는 도박중독에 대한 오해와 진실

도박중독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원래부터 노름을 좋아했을까. 내기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일까. 중독전문가 국민체육진흥공단 희망길벗 조철희(사진) 센터장의 도움말로 도박중독자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풀어본다.


도박중독자는 사교적이고 능수능란하며 근심걱정이 없는 성격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사교적이고 태평한 모습을 그린 경우가 많지만 이와 달리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도 많다. 충동적이고 감각추구적인 성향의 사람이 도박중독에 빠지기 쉽지만 그 반대 성향의 사람도 안전하지는 않다.


도박중독은 중년 남자에게만 나타난다?

통계적으로 중년 남자가 많지만 연령 성별 직업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든 반복적으로 도박을 하고 도박에 기대하는 효과를 경험하면 뇌질환이라는 생태적 요인으로 도박중독이 될 수 있다.


도박중독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평생 불행하게 산다?

도박중독은 평생 지속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다만 치유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면 중독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돼 내면을 살피는 능력이 생긴다. 그 속에 다시 행복을 찾는 회복자들도 많다.


도박 빚만 갚아주면 도박을 끊을 수 있다?

NO. 이미 도박을 조절하는 능력이 취약해진 사람에게 돈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더욱 의존적이고 정신적인 미성숙의 나락으로 빠지게 한다. 당분간 도박에 손을 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도박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빚 청산으로 돈을 구하기 쉬워져 다시 심각한 도박중독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도박만 끊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삶의 방식이나 태도, 가치관 등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없이 도박만 끊는다고 바뀌지 않는다. 때론 ‘도박을 끊었으니 내가 요구하는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만한 태도를 보이도 한다. 중요한 것은 삶의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


● 도박중독은 의지가 약하거나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생기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박을 하다가 점차 중독에 빠지고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약하거나 무책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박중독은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생물학적 능력을 잃어버린 병이다. 따라서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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