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내부자들’ 흥행 “작품 완성도+전략의 성공”

입력 2015-12-02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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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내부자들’의 주인공 이병헌과 연출자 우민호 감독은 촬영장에서 끊임없이 의견을 나눴다.(위) 또 다른 주인공 조승우(아래)는 그만의 카리스마로 영화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

■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흥행 신기록


“완성도 높이자” 개봉 두달 앞두고 재촬영
원작 웹툰에는 없는 ‘조승우 캐릭터’ 창조
극장가 비수기 개봉이 오히려 호재 작용


이병헌과 조승우의 합작품 ‘내부자들’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쓰고 있다. 이미 최단기간 300만 관객을 모았고 이르면 2일 최단 400만 동원 기록을 세운다.

권력과 욕망에 얽힌 악의 세력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내부자들’(제작 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은 폭넓은 세대의 관객이 선택하기 어려운 등급인데다 남성성 짙은 소재가 가진 한계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제약이 흥행에 악조건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정식 개봉한 11월19일 이후 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부자들’의 흥행은 작품의 완성도 덕분이지만 한편으로 ‘전략의 성공’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제작진의 치밀한 계산으로 이뤄진 세 가지 선택이 결국 흥행의 밑거름이 됐다.


● ‘엔딩 재촬영’…통쾌한 복수극 완성

‘내부자들’이 당초 구상했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현재 상영 중인 내용과 전혀 다르다. 지난해 말 처음 촬영한 분량에는 악인들의 힘이 여전히 남은 음습한 분위기가 일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통쾌한 복수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편집을 거듭하며 지금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장면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완성도를 높이자’는 제안에 이병헌과 조승우는 망설임 없이 응했다. 이에 개봉을 불과 두 달여 앞둔 9월 중순 재촬영을 진행했다.

이병헌은 “처음 촬영한 마지막 장면은 내가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모습이었다”며 “컴퓨터그래픽까지 필요했으나 완성도가 부족해 다시 촬영하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애드리브가 곁들여지면서 유쾌하게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 ‘조승우 캐릭터’…영화 위해 창조

‘내부자들’ 흥행의 최대 수혜자는 조승우다. 그동안 출연한 영화로 흥행 부진을 겪었고, 뮤지컬에 치중한 탓에 관객과 더 멀어졌던 그는 이번 작품으로 진가를 다시 인정받고 있다.

조승우가 맡은 출세주의자 우장훈 검사는 영화의 원작인 윤태호 작가의 웹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연출자 우민호 감독이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창조한 새 인물이다. 우민호 감독은 “정의와 욕망을 모두 가진 인물이자, 젊은 관객이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장훈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우 감독은 그 인물을 배우 조승우가 맡아주길 바랐다. 출연 제의를 세 번이나 거절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제안해 결국 참여를 이끌었다.

‘개봉 시기’…결과적으로 적중

지금 추세라면 ‘내부자들’의 500만 관객 돌파는 시간문제다. ‘검은 사제들’ 외에는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는 점도 ‘호재’다.

사실 ‘내부자들’의 개봉 시기는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주연배우 이병헌이 지난해 연루된 스캔들 여파 탓이 컸다. 하지만 그 사이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랐고, 암암리에 커진 기대는 흥행으로 직결됐다. 덕분에 ‘내부자들’은 극장가 비수기로 통하는 11월 반전의 흥행까지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말 촬영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후보로 놓고 개봉 시점을 고민한 제작진의 결정이 결과적으로 ‘적중’한 셈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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