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마이웨이’ 흔들림은 없었다

입력 2015-1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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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병호 파크!’ 박병호가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의 입단계약을 마친 뒤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의 사진을 구단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입단을 환영했다. 사진출처|미네소타 트윈스 공식 페이스북

■ 미네소타와 5년 최대 1800만달러 계약…구단 홈피, 곧바로 주전 지명타자 분류

5년째 구단 옵션 행사 땐 연봉 650만달러
예상보다 적은 연봉…꿈을 위한 도전 선택


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의 품에 안겼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일(한국시간) “미네소타가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박병호와 4년간 1200만달러(약 14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5년째인 2020년에는 연봉 650만달러 수준의 구단 옵션이 걸려있다. 5년째 계약을 포기하면(바이아웃 규정) 50만달러를 전별금으로 받으면서 보장금액 1200만달러가 됐다. 이에 따르면 박병호의 계약 규모는 5년간 최대 1800만달러(약 210억원)다. 앞서 현지 매체들에서 제기한 연봉 500만달러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전…그 두근거리는 설렘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풀타임 7년을 채우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조건을 충족시켰다. 박병호에게 한국무대는 좁았다. 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2012∼2015년)을 차지했고, 지난해(52홈런)와 올해(53홈런) 연속해서 50홈런을 넘어섰다. 50홈런을 때린 두 해는 정규시즌 MVP 수상에 실패했지만, 2012년과 2013년에는 최고의 별(MVP)이 됐다.

메이저리그도 정상에 서 있는 박병호를 예의주시했다. 미네소타는 포스팅에서 1285만달러(약 149억원)를 써내 박병호와의 단독교섭권을 획득했다. 2015년 연봉총액에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8위에 머물렀지만, ‘통 큰’ 베팅으로 박병호의 가치를 인정했다. 그러나 스몰마켓 구단의 한계도 뚜렷했다. 연봉이 5년 최대 1800만달러로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포스팅 금액을 포함해 3085만달러(약 358억원)를 투자했지만,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박병호 역시 최종 계약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지난달 29일 “(언론에 나온 것처럼) 금액이 많지는 않다. 생각보다 적은 수준이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박병호가 KBO리그에 잔류하더라도 향후 이번 연봉 계약과 비슷한 규모의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박병호가 FA(프리에이전트)로 나온다면 4년에 150억원은 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높은 세금을 고려하면 박병호가 국내에 잔류했더라도 금전적 측면에선 적잖은 실익을 챙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결국 최고 무대를 택했다. 그는 출국 전 “메이저리그는 아무나 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새로운 리그에서 야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다. 도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다짐한 바 있다.


● 출발…주전 지명타자로!

박병호는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당당히 미네소타의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내야수로 40인 로스터는 물론이고 25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백업 내야수 에두아르도 누네스와 주전 3루수 트레버 플루프 사이에 들어갔다. MLB닷컴 내 미네소타 페이지의 뎁스 차트(depth chart)는 박병호를 아예 주전 지명타자로 분류했다. 뎁스 차트는 포지션별로 활용 가능한 선수들의 우선순위를 꼽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후반기 18홈런을 몰아친 팀 내 최고 유망주 미겔 사노를 후순위로 밀어내고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박병호는 출국 전 “지명타자로 뛰는 것도 문제없다. 팀에서 판단할 일이다. 다만 수비를 하면서 공격을 하는 게 익숙하다보니 지명타자에 맞춰서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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