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삼성화재배, 중국 젊은피들의 승부

입력 2015-1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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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커제(왼쪽) 9단과 스웨 9단이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3전2선승제의 결승전은 8일부터 열린다. 사진제공|한국기원

■ 8일부터 중국 상하이서 결승전


커제 vs 스웨 9단…6년만에 中-中 대결
누가 세계대회 2승 ‘90후’기사 될지 관심
中 CCTV 3일간 생중계 등 대륙 열기 후끈


스무 번째 삼성화재배는 누구의 품에 안길까.

아쉽게도 올해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은 한국기사가 빠진 중국의 형제대결로 관람하게 됐다. 6년 만의 중-중 대결이다. 11월 5일 막을 내린 준결승 3번기에서 한국의 유일한 희망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커제 9단에게 0-2로 완패하며 탈락했기 때문이다. 결승전의 주인공은 커제(18)와 스웨 9단(24)이다. 한국기사가 빠진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5년 연속 한·중대결로 펼쳐졌다.

커제와 스웨는 한국기사들이 껄끄러워하는 중국바둑계의 젊은 피들이다. 중국바둑랭킹 1·2위의 초강자들이기도 하다. 현재 1위는 커제. 스웨는 10월 랭킹에서 커제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16개월 연속 1위를 지켰다.

맥 빠진 한국과 달리 중국대륙은 바둑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데다 중국랭킹 1·2위의 대결을 세계대회 결승전으로, 그것도 안방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번기(3전2선승제)로 벌어지는 결승전은 8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다. 하루 한 판씩 휴일 없이 이어진다.

이번 결승전에 중국 바둑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데에는 또 하나 큰 이유가 있다. 중국바둑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하는 ‘90후(1990년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중국식 표현)’ 기사가 탄생한다. 지금까지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중국기사는 16명으로, 두 차례 이상 우승자는 5명이 있다. 하지만 모두 선배 세대들이다.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90후’ 기사들은 2012년 이후 무려 8차례나 세계대회에서 우승했지만 모두 단발 우승에 그쳤다. 팬들 사이에서 “중국바둑계는 장군은 많지만 대장감이 없다”는 자조적인 소리마저 흘러나왔다.

커제는 올 초 백령배 세계바둑오픈에서 우승했고, 스웨는 2013년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우승했다. 따라서 누가 됐든 둘 중 한 사람은 세계대회를 두 번 우승한 최초의 ‘90후’ 기사가 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세계대회에서 딱 한 차례 대결했다. 2013년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만나 스웨가 불계승을 거뒀다. 올해 중국 최대 기전인 바둑리그(갑조)에서는 커제가 14승5패, 스웨가 12승8패를 기록 중이다. 커제는 4개의 우승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스웨는 무관이다.

이번 결승전은 중국 국영방송인 CCTV가 이례적으로 3일간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KBS를 통해 방송된다. 이번 대회 총 상금은 8억원,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그동안 한국이 12회, 중국이 5회, 일본이 2회 우승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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