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보트레이스의 성지’ 스미노에 경정장. 일본경정 교테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레저스포츠로 박력 넘치는 경기로 ‘수상의 격투기’로 불린다. 오사카(일본)|연제호 기자 sol@donga.com
연 932만명이 즐기는 日 대표 레저스포츠
53년 역사…지난해 매출만 9조9500억원
경기 룰 한국과 비슷…배당방식은 7가지
교테이(競艇). 일본 경정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에서 교테이의 인기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연인원 932만명이 즐긴다. 경주도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매일 열린다. 지난해 매출이 9조9500억원(이하 환율 100엔=1000원 적용)이나 된다. 한국 경정이 주2회 경주에 지난해 매출 6808억원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교테이는 경마에 이어 일본 합법 사행산업에서 2위로 우뚝 선 일본의 대표적 레저스포츠다. 일본 경륜보다 매출에서 약 3조8300억원이나 많다. 일본을 대표하는 공영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은 교테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 53년의 역사가 만든 교테이…경기방식은 한국과 비슷
일본에서 교테이가 처음 시작된 곳은 1952년 일본 나가사키현 오오무라경정장이었다. 2차대전 패전이후 피폐해진 일본경제를 부흥시키고 지방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오락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행됐다. 그 후 53년간 꾸준히 일본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교테이의 운영방식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행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하는 간단한 구조인 한국 경정과는 달리 조금 복잡하다. 교테이는 일본 국토교통성이 감독을 하고 지방자치단체 등 46개 시행자가 경주 개최를 담당하고 있다. 또 레이스는 19개 모터보트경주회가 주관이 돼 실시하고 이들의 연합체인 전국모터보트경주회 연합회가 선수양성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경기방법은 한국과 비슷하다. 레이스에는 총 6정의 모터보트가 출전해 1주 600m 코스를 세 바퀴 1.8km를 돌아 도착 순서대로 순위가 결정된다. 레이스 시간은 약 2분. 대략 일일 12레이스가 열린다. 출발방식도 한국과 같은 플라잉 출발이다.
눈 여겨 볼 대목은 4월부터 11월까지 야간레이스를 개최한다는 점이다. 직장인들이 일을 마친 뒤 부담 없이 야간레이스를 즐길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
오사카 스미노에경정장 소속 오사카도시경정조합 사업부 오가와 차장은 “일본에서 교테이는 도박으로 보기보다는 레저스포츠에 가깝다. 레이스가 열리는 본장에는 가족끼리 도시락을 싸들고 소풍와서 베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본장 24곳에 장외발매소 63곳…온라인매출 비중 매년 증가세
교테이는 한국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한국이 레이스가 열리는 본장 1곳에 장외발매소 17곳을 운영하는 것과는 달리 지난해 기준 일본의 교테이 본장은 전국 24곳, 장외발매소는 63곳이나 된다. 특이한 것은 장외발매소가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55개에서 2013년 59개, 2014년 63곳으로 증가했다. 총량을 묶어 놓은 한국과는 다르다.
발매일수을 보면 24개 본장에서 연 8064회, 장외발매소에선 연 2만1466회에 달한다. 매출은 소폭 상승세다. 2012년 9조1755억원에서 2013년 9조4759억원, 지난해엔 9조95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을 분야별로 보면 총매출 9조9529억원 중 본장매출 3조7591억원, 장외발매소 매출 2조5613억원, 전화(인터넷)매출이 3조6325억원이다. 총매출에서 온라인매출 비중이 36.5%를 차지한다. 눈에 띄는 것은 전화(인터넷)매출이 매년 5∼15% 씩 성장한다는 점이다.
● 경주권 1000원부터 구입…배당방식 7가지로 복잡
교테이의 베팅은 어떻게 할까. 주권(舟券)이라 불리는 경주권은 100엔(1000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배당방식은 7가지 종류가 있다. 1착을 맞히는 단승식, 1착 또는 2착을 맞히는 복승식, 1착과 2착의 조합을 순위대로 맞히는 연승단식과 순위와 관계없이 1착과 2착 조합을 맞히는 연승복식이 있다.
또 배당률이 높은 삼쌍승식과 삼복승식도 있다. 삼쌍승식(삼연단)은 1착, 2착 및 3착의 조합을 순위대로 맞혀야 한다. 어려운 만큼 높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 삼복승식(삼연복)은 1착, 2착 및 3착의 조합을 순위에 상관없이 맞힌다. 역시 2연복보다도 3착이 더해지는 만큼, 좀 더 높은 배당을 받게 된다. 또 1착부터 3착까지에 들어오는 2척의 보트를 순위에 관계없이 맞히는 확연복도 있다. 고른 2척이 1.2착 이어도, 1.3착 이거나 2.3착 이어도 된다.
● 등록선수 1583명…평균연봉 1억5000만원
경주의 꽃인 등록선수는 지난해 기준 남녀 모두를 합쳐 1583명. 등록선수가 152명인 한국경정보다 10배 이상 많다. 교테이 선수들의 특이한 점은 40∼50대 중년층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여자선수는 약 190명으로의 비율은 약 12%. 여성 레이스만 겨루는 레이스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처럼 남녀 혼합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또 직업으로 인기도 높아서 작년의 경우 평균 연봉은 1600만 엔(약 1억6000만원) 정도다. 상위 300위 안에는 평균 3억4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린다. 올해의 경우 랭킹 1위가 11월 현재 17억원을 훌쩍 넘겼다.
일본모터레이스경주회 오사카장외운영사업소 스다 소장은 “일본에서 교테이 선수의 사회적 위상은 높은 편이다. 평균 연봉도 웬만한 대기업보다 높아 인기 직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경정선수를 양성하는 후쿠오카 야마토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40대1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오사카(일본) l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