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자” 최하위 KDB생명의 역발상

입력 2015-12-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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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 생명 김영주 감독. 사진제공|WKBL

“나부터 결과에만 집중하니 주전들 의존”
김영주 감독, 유망주들에게 기회 주기로


KDB생명은 8연패에 빠져있다.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김영주(47·사진) 감독을 새로 영입하는 등 반등을 위해 애썼지만, 초반 2승2패로 선전한 이후 8경기를 내리 지면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주전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부상을 당한 것도 연패의 원인이지만, 계속 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7일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서도 마무리에 실패해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김 감독은 ‘역발상’으로 이 위기를 떨쳐내려고 한다. 그는 “나부터 급했던 것 같다. 경기를 이기는 데만 집중하다보니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 역시 심했다. 연패를 타면서도 고민이 늘어 살도 많이 빠졌는데, 감독인 나부터 생각을 달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계기가 있었다. 김 감독은 연패 도중 구단 고위층과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다. 농구인은 아니지만 모기업 임원들로부터 받은 충고가 김 감독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김 감독은 “저에게 ‘즐기면서 해보면 어떻겠냐. 우리는 김 감독과 새롭게 출발하는 팀이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좀더 코트에서 즐기면서 팀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씀을 하시더라. 다시 생각해보니 나부터 결과에 너무 집중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감독인 나도, 선수들도 좀더 즐겁게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에게 좀더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KDB생명에는 구슬(21), 노현지(22), 최원선(24), 김소담(22) 등 가능성 있는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연패를 끊는 데 집중한 탓에 이들의 출전시간은 줄었고,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다. 김 감독은 지금부터라도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줌과 동시에 베테랑들은 승부처에 좀더 집중하는 쪽으로 선수기용을 하기로 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연패를 끊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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