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표 선수 영입법 “마음부터 보여준다”

입력 2015-12-1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직접 선수와 연락하고 만나 진심 전달
조건보다 영입이유 등 믿음으로 소통


좋은 선수는 많다. 좋은 지도자 역시 많다. 그러나 마음이 통하기는 쉽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만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 챔피언의 위용은 오간데 없이, 주제 무리뉴 감독과 선수단은 올 시즌 내내 살얼음판 행보다. 기대이하의 결과에 일단 ‘선수 탓’부터 하고, 잔소리를 해대는 리더가 존경받길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반대로 좋은 예가 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선 ‘최강’ 전북현대를 꼽을 수 있다. 절대 다수의 선수들이 최강희(사진) 감독을 믿고 따르며 의지한다. 프로팀에는 치명적인 ‘내분설’, ‘분란설’ 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 탈락의 쓴잔을 들이킨 전북이 큰 위기 없이 정규리그 선두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끈끈함이 있었다. 만약 최 감독이 선수들을 계속 믿고 신뢰하지 않았더라면 전북은 자칫 와해될 수도 있었다.

비시즌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선수이적시장에서도 최 감독만의 특색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바로 ‘진심’이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다. 반드시 필요하다 싶은 선수가 있으면 직접 연락한다. 접촉 가능한 연락처를 모를 경우는 어쩔 수 없더라도, 에이전트나 구단 등을 통해 점찍은 선수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떠보고 영입전에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직접 전화를 걸고, (가능하면) 직접 선수와 대면한 뒤 진심을 전한다.

‘왜 네가 필요한지’, ‘어떤 능력을 높이 샀는지’ 등을 알려주고 자신이 보장 가능한 ‘출전’ 등에 대한 최대한의 약속을 한다. 축구인들은 “새로운 스승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 내민 진심어린 손길을 쉬이 외면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북에 입단한 선수 대부분이 “조건은 두 번째 문제다. 감독님의 믿음에 흔들려 여길 선택했다”고 말하는 이유다.

한때 최 감독의 닉네임은 ‘재활공장장’이었다. 기량보다는 나이 탓에 ‘퇴물’ 취급을 받고 상처 입은 베테랑들을 불러들여 성공리에 제2의 축구인생을 열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캡틴 이동국(36)이 대표적이다. 2008년 여름 미들즈브러(잉글랜드)에서 방출돼 성남일화(성남FC 전신)에 입단했지만 정착하지 못한 이동국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밀고, 따스한 말을 건넨 이가 최 감독이다. 당시 절박함에 가득 찬 이동국에게 최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다시 선수로 뛸 수 있게 해주겠다. 도저히 힘들어 두 손, 두 발 다 들 때까지 뛰게 해주겠다!”

이심전심(以心傳心). 지금 이 순간에도 전북 ‘최강희호’를 관통하고 춤추게 하는 핵심 키워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