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살 예지, 거침없는 ‘마이웨이’

입력 2015-12-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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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여성 래퍼를 한 명 꼽으라고 하면 단연 예지다.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뛰어난 랩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그가 최근 디지털 싱글 ‘미친개’를 내놓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로엔트리

■ 디지털 싱글 ‘미친개’로 차트 순항

댄서→걸그룹→래퍼…반전의 연속
앞으로도 겁먹지 않고 배우고 도전


여성 래퍼들의 ‘결투’를 보여주며 11월 막을 내린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긴 예지(이예지·21). 예선 탈락의 위기를 맞은 순간 절박함을 담아 선보인 ‘미친개’의 무대는 그를 단번에 우승후보로 떠올러며 그 실력을 모두가 인정하게 했다. 자신이 속한 걸그룹 피에스타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더욱이 그 멤버로서 존재감도 크지 않았던 예지는 이제 파워 넘치고 단단한 랩으로 인정받는 ‘실력자’가 됐다. 최근 디지털 싱글로 나온 ‘미친개’는 차트 순위권에서 순항하며 예지의 진가를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예지의 스물한살 인생도 반전의 연속이다. 댄서로 활동하다 걸그룹 멤버 그리고 래퍼가 된 그의 지난 과정은 도전과 노력의 연속이었다. 예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춤추기 좋아하던 아이”였다. 13살부터 동아리, 무용단에 소속돼 춤을 췄다. 14살엔 강원래가 운영하는 무용단에서 박미경, 홍경민의 무대에 오르며 2년6개월을 댄서로 활약했다. 그러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노래를 참 못했던” 예지는 연습을 시작했고, 결국 ‘노래 오디션’을 통해 현 소속사 로엔트리 연습생이 됐다.

랩은 이후 관심을 갖게 됐다. 윤미래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가사도 쓰면서 래퍼의 자질을 갖춰갔다. 일취월장한 랩 실력은 4년의 연습생 기간을 끝내게 해줬고, 피에스타의 데뷔 음반에서부터 랩 가사를 쓰게 됐다. 그리고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했다. 더욱이 이 모든 과정은 그 자신의 의지와 선택이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도 소속사의 도움은커녕 상의도 하지 않고 혼자 비트를 선택하고 랩 가사를 써 경연을 펼쳤다.

감추지도, 돌려 말하지도 않는 “솔직 털털한 성격”인 그는 “잔머리 쓰지 않고, 남의 눈치 보지 않으며 소신으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란 주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자신의 그림이 확실하고, 자신에 대한 생각도 확실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런 성격이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더 과하게 비춰진 면이 있지만, 예지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다. 피에스타에서도 평소 ‘막내’지만, 일에 있어서는 리더 같다. 멤버들이 결성 초기 서운한 게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자 “앞으로 계속 함께할 텐데 감추지 말자”는 예지의 말에 이제 멤버들은 꾸준히 속내를 드러낸다.

예지의 활약으로 피에스타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매번 터질 듯하면서 터지지 않았지만 이젠 ‘우주 대폭발’을 일으키고 싶다”는 예지는 요즘 “앞날에 대한 생각”이 많다.

“언프리티 랩스타도 그랬고, 미래에 대해 미리 겁먹지 않는다. 겁을 먹어도 할 건 해야 하고, 올 건 오게 돼 있다. 어떤 상황이든 후회 없이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많은 걸 배우고 싶다. 앞으로도 음악을 할 거지만, 또 다른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공부하겠다. 앞으로 배우고 도전하는 인생일 것이다. 누구에게 강요당하지 않고.”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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