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한축구협회 시상식] 송숙 “누가 골 넣었는지 모른다…난 누가 다쳤는지만 기억할 뿐”

입력 2015-1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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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태극낭자들과 동고동락해온 송숙 의무트레이너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5 KFA 시상식’에서 ‘히든히어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송 트레이너는 올해를 끝으로 여자대표팀과 작별한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KFA 히든히어로상 여자축구대표팀 ‘송숙 의무트레이너’

캐나다월드컵 사상 첫 16강 ‘감초 역할’
14년 동고동락한 대표팀 떠나며 눈시울

대한축구협회(KFA)는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15 KFA 시상식’을 열었다. 가장 주목을 끈 수상자는 히든히어로상을 받은 여자축구대표팀 송숙(43) 의무트레이너였다. 시상식에 앞서 영상 인터뷰에 나온 송 트레이너는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14년간을 회고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송 트레이너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장거리 이동이 많지만, 항상 선수들의 몸 상태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쉴 시간이 없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여자대표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송 트레이너의 역할은 매우 컸다. 몸 상태 점검뿐 아니라 많은 얘기를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자대표팀이 2015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16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송 트레이너는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송 트레이너는 “난 누가 어떤 경기에서 골을 넣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 한다. 어떤 선수가 어디를 다쳤는지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했음을 밝혔다. 이어 “11월 마지막 A매치가 끝난 뒤 미팅을 위해 전원과 함께 섰는데, 몇몇 선수들이 내가 떠나는 것을 알고 먼저 눈물을 흘리더라. 하고픈 말이 있었지만 나도 눈물이 나와 선수들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어 한참을 돌아서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상을 받은 뒤 송 트레이너는 “무대에 올라 상을 받는 것이 대종상 이후 처음이다”고 입담을 과시했지만, 대표팀에 대해 얘기하다 입술을 떨었다. 그는 “함께 일했던 트레이너들과 항상 많이 도와준 대표팀 매니저, 그리고 선수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작별인사를 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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