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15, 지못미 걸작②영화] ‘소수의견’, 권력에 희생된 자를 담담하게 비춘 수작

입력 2015-12-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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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수의견’-‘소셜포비아’-‘위로공단’-‘마돈나’(왼쪽상단부터 시계뱡으로). 사진제공|하리마오픽쳐스·카파필름·반달·준필름

■ 흥행 보다 더 큰 감동…숨겨진 수작들

2015년 ‘지못미’ 12편


2015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세밑이면 아쉬움부터 든다. 연말연시의 분위기가 자아내는 느낌일 수도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스포츠동아도 그렇다. 2015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드라마와 인기가수들의 노래 그리고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에만 시선을 둔 탓에 미처 챙기지 못하고 무심결에 흘려보낸 아까운 ‘수작’(秀作)들에 대해 새삼, 미안한 마음이 커진다. 좀 더 세밀하게 알리지 못했던 작품과 재능 있는 이에 대한 뒤늦은 헌사다.‘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 거대권력에 맞선 ‘소수의견’

올해 한국영화에서 빼놓기 어려운 걸작. 힘없는 개인이 실체를 알기 어려운 거대권력에 희생되는 모습을 이처럼 담담하게 보여준 작품은 일찍이 없었다. 그런데, 왜 하필 ‘연평해전’과 같은 날 개봉한 거야. ‘소수의견’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 부족한 지면을 두 영화에 나눠야 했다. 게다가 서로 다른 정치적 시선을 받았던 영화가 아닌가. 그렇게 관심 분산, 상영관 분산, 관객까지 분산. 결국 관객 38만명에서 막을 내렸다. 물론 관객수가 영화의 가치를 증명하는 절대적인 기준일 수는 없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IP TV 이용을 적극 권한다.


● 충격과 반전의 ‘소셜포비아’

그저 드라마 ‘미생’으로 ‘벼락스타가 된 변요한의 과거 영화’ 쯤으로 여겼다. 드라마로 뜬 변요한의 첫 주연작이란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은근슬쩍 그 인기에 묻어가려는 영화쯤으로 봤다. 그래서 시사회에도 안 갔다. 당연히 기사를 쓸 때도 관심권 밖, 소홀했을 수밖에. 아뿔사! 뒤늦게 본 영화는 충격과 반전의 연속이다. SNS로 관계 맺는 10∼20대의 모습을 이처럼 리얼하게 그린 영화가 또 있었을까. 괜한 오해로 인색하게 굴었다. 반성하고 있다. 심지어 여기엔 ‘응답하라 1988’의 주역 류준열까지 출연하지 않나. 이쯤 되면, 이제‘성지순례급’ 영화가 됐다는 의미다. 또 한 번 반성한다.


● 베니스가 인정한 ‘위로공단’

다큐멘터리 영화다. 세계 최고 권위 미술 축제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았다. 영화와 미술의 협업을 이끌어온 한국 감독으로 거둔 최초의 성과다. 여성 노동의 문제를 그린 실험적이면서도 진솔한 작품. 그렇게 8월13일 개봉했다. 자, 8월 극장가는 어땠을까. ‘암살’이 1000만 관객으로 질주하던 때이고, ‘베테랑’이 돌풍을 일으켰으며, ‘협녀:칼의 기억’이 규모를 앞세워 스크린을 차지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3파전이 절정을 이루던 때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 대중의 시선과 관심은 대작에만 쏠려있었다. 그렇게 잊혀질 영화가 아닌데 말이다.


● 칸 영화제 박수 받은 ‘마돈나’

여배우도, 여성감독도 ‘드문’ 시대. 더욱이 여성감독이 그려내는 여자의 이야기는 한국영화에서는 ‘희귀작’에 가깝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매년 그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신수원 감독이 연출하고 서영희와 권소현이 주연한 ‘마돈나’였다. 처절하다 못해 잔혹한 세상에 치이지만, 다음 세대를 향한 희망을 끈을 지켜내려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이 숨 막히게 그려졌다.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수갈채를 받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국내의 대접은 달랐다. ‘상영관 차별 논란’에도 휘말렸다. 의도적으로 적은 상영관만 배정받았다는 의혹이다. 언제쯤 모든 영화가 관객에게 공평하게 선보일 날이 올까.

[엔터테인먼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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