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험] ‘이런 게 진짜 스웩이지’ 브랜뉴뮤직의 뜨거웠던 봉사시무식

입력 2016-01-09 08: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브랜뉴뮤직

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이 연탄 기부 및 배달 봉사활동으로 2016년을 시작하며 진짜 '스웨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브랜뉴뮤직은 대표 라이머를 비롯해 소속가수와 직원 전원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백사마을)을 찾아 연탄 5,000장을 기부하고 2,000장을 직접 배달하는 봉사 시무식을 진행했다.

연탄을 배달하는 만큼 이날 모인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와 재킷을 벗고 얇은 홑옷에 단체 조끼를 입고 봉사활동에 임했지만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덕에 추위로 인한 고생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1장당 3.5kg에 달하는 연탄을 4~8개씩 등에 지고 굽이진 언덕길을 올라야 하는 배달길은 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선사했다.

연탄 5~60장을 싣고 이동하는 리어카 조는 노동의 강도가 더욱 강했다. 한번 배달에 나설 때마다 5~6명의 장정이 리어카에 달라붙었지만, 급경사를 오를 때면 한 발짝을 내딛는 것조차 많은 힘을 요구했고, 리어카의 연탄을 배달지에 정리하기까지 마무리하면 허리와 어깨에 묵직한 무게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물론 이는 농담삼아던지는 엄살섞인 투정일 뿐, 몸과 옷의 연탄자국에 비례해 현장의 훈훈한 열기도 점점 커졌다. 본격적으로 연탄배달에 집중하기 시작한 몇몇 직원과 뮤지션들은 지게에 지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양손에 직접 연탄을 들고 나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연탄배달이 더욱 빛난 또 하나의 이유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브랜뉴뮤직의 전 직원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수장 라이머를 필두로 버벌진트, 산이, 키겐, 한해, 피타입, DJ 쥬스 등은 물론이고, 10대인 MC그리와 여성 뮤지션인 애즈원의 크리스탈·민, 미스에스의 강민희·제이스, 최근 합류한 키디비까지 48명의 브랜뉴뮤직의 직원과 아티스트들이 연탄과 온정을 배달했다.

자유분방하고 개성넘치는 힙합 뮤지션들의 봉사활동답게 현장분위기 역시 남달랐다. 곳곳에서 지게의 연탄 개수를 보며 "더 많이 싣어야 하는 것 아니냐?", "편한 곳에 있으려고 한다" 등의 소소한 '디스전'이 발생하는가 하면, 배달지에 연탄을 배달하고 난 후 살짝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뮤지션도 볼 수 있었다.

뮤지션별 배달 스타일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항상 유쾌함이 흘러넘치는 산이는 봉사활동 현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였다. '일한 티를 내기 위해서'라며 자기 자신의 얼굴과 다른 뮤지션의 얼굴에 연탄 검댕을 묻히고 다니기도 하고, 작업 도중 '아는사람 얘기'나 '한여름밤의 꿀'과 같은 자기의 히트곡의 한 소절을 부르기는 등의 모습으로 웃음이 끊이질 않는 현장을 만들었다.

반면 버벌진트는 묵묵히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산이와 대조를 이뤘다. R&B 듀오 애즈원의 크리스탈과 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에너지가 넘쳐 흘렀고, 한해는 많은 사람들이 "아까부터 왜 안보이느냐"라고 찾는 (노동력)인기인이었다.

유쾌하고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봉사활동이었지만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연탄을 나르던 중 누군가는 "연탄 1장 가격이 대략 500원정도이고, 3장이면 하루를 날 수 있다. 그런데도 어르신들이 아까워서 때지를 않는다"라고 말해 힘겨운 겨우살이를 보내는 어르신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2,000장의 연탄 배달을 모두 마친 후 라이머는 "가족들이 다 모여서 웃으면서 봉사활동 할 수 있다는 게 즐겁다. 그리고 봉사시무식이 나의 개인적인 의지로 억지로 끌고 온 게 아니다. 우리 회사 단체 채팅창이 있는데, 올해 시무식을 어떻게 할까 이야기하다가 아티스트들이 다 같이 뜻을 모아 결정한 봉사시무식이다. 그래서 더 뜻 깊다"라고 봉사시무식에 참석한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라이머는 "2016년 새해를 온 식구들이 다 같이 모여, 좋은 봉사하면서 시작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사실 아티스트들이 다들 바쁘고 스케줄도 많은데 오늘 시무식을 위해 이 시간을 뺐다.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고,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다"며 "작년 한 해동안 브랜뉴뮤직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바쁘게 움직였다. 올해는 이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팬 여러분에게 들려주겠다"라고 좋은 음악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라이머는 2016년 브랜뉴뮤직의 청사진에 대해 "올해가 브랜뉴뮤직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한 해가 될 거 같다. 버벌진트, 산이, 범키와 같은 기존의 아티스트들의 새 앨범과 프로젝트가 준비된 상태이고, MC그리도 상반기 데뷔할 예정이다. 또 양다일, 한해, 키디비 등 신진 아티스트들도 활발한 활동을 하려 한다"며 "브랜뉴뮤직의 남자 아이돌도 본격적으로 데뷔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고, 깜짝 놀랄 새로운 아티스트의 영입도 조만간 있을 거다"라고 말해 2016년도 '열일'하는 레이블을 선언했다.

사진|브랜뉴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