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케빈-최충연(오른쪽). 스포츠동아DB
지난 5년간 리그를 지배한 삼성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다른 팀들이었다면 당연히 마무리를 맡고 있을 다수의 불펜투수들이었다. 그러나 임창용의 방출로 시작된 전력누수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불펜 에이스 안지만은 여전히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임창용과 비슷한 수준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 시즌 50% 출전정지 징계가 따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삼성의 가장 큰 숙제는 새로운 불펜 필승조의 완성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상황에 따라 지난 시즌 리그 탈삼진 1위이자, 선발로 던지면 10승에서 15승도 기대할 수 있는 차우찬의 마무리 기용까지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시속 150km의 투심패스트볼을 지닌 신인 이케빈(24)과 140km대 후반의 묵직한 공을 던지는 최충연(19)에 대해선 “1군에서 키우고 싶다”면서도 “불펜이 아닌 선발 후보다”고 말했다.
최근 KBO리그의 수준은 크게 높아져 신인이 데뷔 직후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러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류현진(LA 다저스) 등은 데뷔 시즌부터 리그 정상급의 구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삼성은 미국에서 성장해 한국식 단체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케빈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뽑았다. 최충연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청소년대표 좌완 에이스 박세진(kt)을 포기하고 뽑은 1차 지명 자원이다. 류 감독은 “최충연과 이케빈은 삼성의 미래다. 선발투수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불펜에 단 한 명이라도 강속구 투수가 아쉬운 형편이지만, 핵심 유망주를 긴 호흡 속에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시키고 싶은 장기적 안목에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