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한지붕 두가족 예능, 분가 못하는 진짜 이유

입력 2016-02-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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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 ‘런닝맨’과 ‘K팝스타’(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지만 이는 정식 프로그램 제목이 아니다. 각기 시청자의 인기를 얻으며 경쟁력을 갖춘 이 코너를 아우르는 전체 제목은 따로 있다. 각기 KBS 2TV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이다. 사진제공|KBS·SBS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1박2일’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K팝스타’
“1·2부 땐 광고 붙어도 시청자 이탈”
원래 프로그램 인기 하락 우려도

일요일 저녁 지상파 방송 3사의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 MBC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 그리고 그 각 코너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 ‘복면가왕’과 ‘진짜 사나이’, ‘런닝맨’과 ‘K팝스타’. 시청자는 프로그램과 코너 제목 중 어느 쪽을 더 기억하고 있을까.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는 각 코너의 명칭이 더 익숙할지 모른다. 모두 제각각 경쟁력을 지닌 인기 콘텐츠인 덕분이다. 개별 단독 프로그램으로 활용해도 능히 그 힘을 발휘할 만한 힘을 지녔다. 그럼에도 각 방송사는 여전히 코너로서만 활용하고 있다. 왜일까.


● “시청률 하락을 막기 위해”

‘해피선데이’ ‘일밤’ ‘일요일이 좋다’에 속한 두 개의 코너들은 광고 없이 연이어 방송하고 있다. 2013년 ‘일밤’이 1·2부 체제로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를 편성한 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두 코너를 연달아 내보내고 있다.

시청률의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첫 번째 코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더라도 다음 코너를 2부로 편성할 경우 방송 전 광고가 나가는 사이 시청자가 다른 채널로 리모컨을 돌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선 코너의 시청률을 그대로 이어받기도 어렵게 된다. KBS 2TV 김영도 책임프로듀서(CP)는 “코너를 단일 프로그램 안에서 1·2부로 분리하면 1부 코너 이후 광고를 붙일 수 있다”면서도 “광고매출 규모만 따지자면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래도 시청률이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 “방송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김영도 CP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 ‘에이스’가 모인 시간대”임을 강조했다. MBC 이흥국 예능국장이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은 편성 정책의 1순위”라고 말할 정도로 방송사가 이 시간대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시간대 특성상 전 연령대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연출자(PD)와 작가는 물론 출연자까지 심혈을 기울여 내로라하는 출연진으로 구성된다. 어쩌면 프로그램보다 코너 제목이 더욱 유명해진 데에도 이들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경쟁력을 지닌 코너를 독립시키지 못하는 까닭은 또 무엇일까. 시청자의 이탈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시간대 프로그램으로 독립시킨다면 원래 프로그램이 밀려나는 등 편성 정책에 큰 변화를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지상파 3사가 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독자적으로 괜한 시도를 할 경우 오히려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SBS 남승용 CP는 “예전부터 두 코너를 연달아 방송했기 때문에 굳이 이 체제를 벗어날 이유도 없다”며 “잘 되고 있는 상황에서 꾀하는 큰 변화는 오히려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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