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 선배가 사라졌다. 초반 극의 흐름을 이끌던 그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 10회에서는 홍설(김고은)에게 설렘을 느끼고 그 마음이 점점 커지는 백인호(서강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홍설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백인호를 위해 과외선생을 자처했고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점점 더 가까워졌다. 백인호는 오영곤(지윤호)으로부터 홍설을 보호해주기도 하고, 손민수(윤지원)와의 육탄전 후 다친 홍설을 위해 연고를 사서 직접 발라주기도 했다.
또한 홍설이 자신의 손을 잡았을 때 얼굴이 붉어지거나, 홍설에게 호신 도구를 선물하는 등의 모습은 사랑에 빠진 백인호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줬다.

백인호의 감정선이 이토록 섬세하게 묘사되는 반면, 정작 홍설의 남자친구인 유정은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여자친구 홍설이 손민수와 육탄전을 벌이고, 오영곤의 괴롭힘에 시달리고, 심지어 백인호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봤음에도 그는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 아무리 인턴생활이 바쁘다 해도, 홍설과의 관계가 냉랭하다 해도 말이다.
원작인 웹툰 ‘치즈인더트랩’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흔한 캠퍼스 로맨스물이 아닌 주인공 유정의 섬세한 감정묘사와 그가 맺고 있는 관계들이 흐름을 주도하며 긴장감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 초반과 달리 확연히 줄어든 유정의 분량은 ‘응답하라1988’의 류준열을 떠올리게 한다. ‘응답하라1988’이 남편 찾기에 집중돼 아쉬움을 남겼던 것처럼, ‘치즈인더트랩’이 평범한 로맨스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시청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편 ‘치즈인더트랩’은 매주 월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김미혜 기자 roseli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tvN ‘치즈인더트랩’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