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와 ‘귀향’(아래)의 한 장면. 사진제공|루스이소니도스·제이오엔터테인먼트
윤동주 시인의 청춘을 그린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제작 루스이소니도스)와 ‘귀향’(감독 조정래·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이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제강점기를 다룬 시대극의 바람이 이제는 실화에 주목한,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로 완성됐다.
18일 개봉하는 ‘동주’는 시인이 되고 싶은 청년 윤동주와 시대의 소용돌이로 뛰어든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삶을 그렸다.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촌지간인 둘은 나란히 일본 유학길에 오르지만 각자 원하는 서로 다른 길을 택한다.
누구나 알지만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윤동주의 삶이 영화로 그려지기는 처음이다.
이준익 감독은 “몇 년 전 일본 도시샤대학교를 방문해 윤동주 시인의 기념비를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동주를 영화화하기 위해 함께 선택한 인물은 송몽규이다.
이 감독은 “과정이 아름다웠던 인물 송몽규가 무시되고 잊혀지는 역사를, 결과가 아름다웠던 윤동주를 통해 보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담긴 윤동주의 삶 뿐 아니라 송몽규가 겪는 상황은 80% 가까이 실화에 입각해 완성했다.
윤동주를 연기한 배우 강하늘은 “내 속에서 만들어진 윤동주의 거대한 환상을 정말 소박한 모습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돌이켰다.
24일 관객을 찾는 ‘귀향’도 지나치기 어려운 영화다.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그동안 잊었거나 잊혀진 아픈 역사를 스크린에서 기록한다.
연출자인 조정래 감독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전해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이래 꼬박 14년 만에 영화를 완성해 공개한다.
1943년을 배경 삼은 영화는 영문도 모르고 일본군에 끌려 가족을 떠난 14살 소녀 정민과 또 다른 소녀들이 겪는 아픈 사건을 그리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가 겪은 실화가 토대다.
개봉에 앞서 얻는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말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작해 1월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시사회를 연 ‘귀향’은 국내외 관객들로부터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명 배우가 출연하거나 촬영 규모를 키운 시대극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밀도 있게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