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탈환 이상화 ‘제로백<출발에서 100m까지 도달 시간>의 비밀’

입력 2016-0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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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사진= ⓒGettyimages멀티비츠

■ 빙속 세계선수권 여자 500m 3년 만의 우승 원동력

100m 구간 10초20대로 기록 단축
초반 스타트부터 라이벌 장홍 압도
400m 기록도 27초10대로 안 밀려


‘빙속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는 역시 500m 세계 최강자였다.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콜롬나 스피드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5∼2016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85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2015시즌 5위(76초004)에 그친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내며 세계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합계 기록을 지난해보다 1초 이상 앞당기며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정상을 탈환한 비결은 압도적 스타트였다.

100m 구간기록을 지난해보다 크게 단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 1·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의 100m 기록은 각각 10초389와 10초314였다. 그러나 올해는 나란히 10초29를 유지했다. 구간기록을 10초20대로 끌어내린 것은 의미가 대단히 크다. 0.001초를 다투는 빙속에서 어마어마한 차이다. 이상화와 함께 출발선에 선 라이벌 장홍(중국)은 100m 구간을 각각 10초80과 10초78로 통과해 일찌감치 백기를 들어야 했다. 힘과 지구력이 좋아 400m 구간에 강점을 보이는 장홍도 스타트에서 크게 밀리자 동기부여가 사라졌다. 장홍은 합계 75초688로 3위에 머물렀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1000m 출전을 포기하며 500m에만 집중했다. 500m는 폭발적 스피드가 필요한 종목이다 보니 스타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대회에서 이상화와 장홍의 순위를 가른 것도 스타트였다. 장홍은 스타트에 약점이 있지만, 400m 구간에서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치고 나가기 때문에 출발이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이상화가 초반에 워낙 빠르게 치고 나가 장홍이 따라잡을 틈도 없었다. 코스 교차지점에서도 이상화의 스케이팅은 무척 부드러웠다.

100m 구간만 빨랐던 것이 아니다. 이상화는 지난해 27초71, 27초58이던 400m 기록도 각각 27초13과 27초14로 끌어내렸다. 이 구간에선 장홍(26초98·27초12)이 다소 앞섰지만, 초반 차이가 워낙 컸다. 중반 이후에도 밀리지 않은 이상화의 안정감이 돋보였다. 또 이상화는 이날 1차 레이스(37초42)에서 콜롬나 스피드스케이팅센터의 ‘트랙레코드(경기장 최고기록)’를 써냈다. 2009년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예니 볼프(독일)가 세운 종전 기록(37초51)을 0.09초 앞당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상화는 2012년(합계 75초69), 2013년(75초347)을 넘어 이 대회에서 가장 좋은 합계 기록을 작성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합계 74초70(올림픽신기록)에도 근접했다.

종목별 세계선수권은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로,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는 열리지 않는다. 그만큼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이상화가 더욱 절치부심했던 이유다. 월드컵 5차 대회 불참, 무릎 부상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올 시즌 월드컵 500m 3차 대회 1·2차 레이스(독일 인첼), 4차 대회(네덜란드 헤렌벤)에서 3연속 금메달로 기세를 올린 뒤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며 500m 최강자임을 재입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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