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와 방송심의 한계…딜레마 빠진 걸그룹

입력 2016-02-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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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콘셉트도 엄격한 방송심의로 인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레인보우와 브레이브걸스, 나인뮤지스(맨 위쪽부터)도 방송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애초 콘셉트와 다른 의상과 퍼포먼스를 준비해야 했다. 사진|스포츠코리아·동아닷컴DB·스타제국

강렬한 춤과 의상, 스토리텔링의 수단
엄격한 심의로 인해 제대로 표현 못해
창의력·방송심의 부합…어려운 숙제

신곡 ‘후’로 활동 중인 걸그룹 레인보우는 새 음반 재킷에서 7명의 멤버가 각기 다른 색상의 수영복을 입은 ‘무지개 수영복’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방송무대 의상은 ‘평범한’ 캐주얼이었다. 최근 4년 만에 돌아온 브레이브걸스는 컴백 쇼케이스에서 ‘클라라의 시구 레깅스’를 연상시키는 스포츠레깅스와 스포츠브래지어로 활기 넘치는 모습의 ‘머슬퀸’ 콘셉트를 보여줬지만, 방송에선 트레이닝복을 착용하고 있다. 나인뮤지스와 스텔라 등도 애초 기획한 콘셉트 그대로를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엄격한 방송 심의 때문에 방송용 의상과 퍼포먼스를 드러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콘셉트는 ‘보는 음악’의 시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이지만, 방송에선 ‘심의’로 인해 마음껏 보여줄 수 없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래도 콘셉트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콘셉트는 노래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장치이자 스토리텔링의 수단이다. 케이팝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는 요인 가운데 하나도 강렬한 춤과 의상, 중독성 있는 리듬의 음악이다. 이를 하나로 엮는 것이 콘셉트이다. 또 궁극적으로 팬들을 끌어들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콘셉트는 기획단계에선 심의를 고려하지 않고 자유롭게 구상한다. 이를 콘텐츠로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기획사 자체적으로 ‘검열’을 하고, 방송 심의도 고려한다. 방송에서 제대로 못 보여주는 경우도 많지만, 뮤직비디오는 그대로 제작해 애초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구현하고,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외 팬들도 끌어들인다.

씨스타와 몬스타엑스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서현주 이사는 “시청자가 불편해 한다면 조정을 해야 한다”면서도 “제약 없는 창의력과 방송심의가 서로 부합하는 콘셉트는 어려운 숙제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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