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안개 속 항로는?

입력 2016-02-26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위원장. 스포츠동아DB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위원장. 스포츠동아DB

언쟁만 오간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
이용관 재신임 불발·개정안 상정 안돼

부산국제영화제가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2007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어온 이용관(사진) 집행위원장이 결국 26일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2년 전 세월호 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으로 촉발된 정치적 외압 논란, 이어진 부산시와의 갈등 폭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

2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가 끝내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승인안’과 ‘정관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은 채 마무리 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정기총회 시작 직후 ‘정관 개정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를 부산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은 ‘임시총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언쟁이 오간 끝에 이춘연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이사장 등은 직접 임시총회 안건을 담은 서류를 서 시장에게 전달했다.

앞서 ‘조직위원장의 민관 이양’을 밝히며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총회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에도 함구해 의문을 남겼다. 총회에 참석한 영화계 관계자는 25일 “민관 이양을 위해서는 정관 개정부터 해야 하는데 관련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서 시장이 정관 개정을 위해 꾸렸다는 TF팀도 정작 가동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를 둘러싸고 영화계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시작으로 ‘부산시의 영화제 흔들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산시는 영화인들로 이뤄진 부산국제영화제 자문위원단 선정까지 문제 삼고 있다”며 “영화제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 단체들로 구성된 부산국제영화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일단 서 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 제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향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용관 위원장은 2007년 2월24일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위촉돼 3년간 활동했고 이후 2015년까지 6년 동안 집행위원장을 맡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키워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