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상수. 스포츠동아DB
삼성 김상수(사진)는 그동안 남부러울 것이 하나 없는 ‘부잣집 막내아들’ 같았다. 그러나 어느덧 프로 8년차에 스물여섯 살이 됐다. 리그를 호령했던 팀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그는 “이젠 나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고교 시절 안치홍(경찰), 오지환(LG), 허경민(두산)과 함께 청소년대표 유격수 빅4로 꼽혔다. 2009년 데뷔 시즌에는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인 안치홍에게 뒤졌지만, 이후 국가대표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부자구단이자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삼성의 중심 선수 중 한 명으로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함께했다. 특히 김상수는 경북고 출신으로 1차지명을 받아 삼성의 적자로 꼽혔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까지 국가대표 자리를 지켰고 연봉 3억원을 돌파하며 고액 연봉자도 됐다. 지난 7년간 우승반지 4개와 태극마크까지 많은 것을 이뤘다.
이제 김상수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절대강자였던 팀도 어느덧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그 또한 더 이상 막내에 머무를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쏟고 있는 김상수는 “그동안 주위에서 ‘넌 더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실 예전에는 그 의미가 뭔지 잘 몰랐는데, 이제 스스로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안주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소리에서 한층 성숙해진 분위기가 묻어났다.
그동안 팀의 막내로 앞만 보고 달려온 그지만, 이제 팀과 자신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며 야구를 하고 있다. 김상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이라는 큰 선물도 받았다. 이젠 정말 야구에만 더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팀을 위해 더 많은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꼭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