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이 대한민국 입국 비자를 발급해달라며 LA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첫 재판이 4일 열린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유승준의 첫 변론기일은 4일 진행된다. 애초 지난 1월 29일 예정됐으나, 한 달가량 미뤄지면서 이날 열리게 된 것이다.
앞서 유승준은 지난해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들에게만 발급되는 ‘F-4’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러자 당월 21일 LA 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유승준은 재외동포법상 자신이 한국에 체류할 수 있고, 비자발급 거부 사유인 병역기피에 대해 경제적 이유 등 피치 못할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은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잃은 사람에 대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이 경우에도 외국 국적의 동포가 38세를 넘으면 예외를 두고 있다. 유승준은 이 조항을 근거로 비자발급 거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승준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은 “유승준과 그 가족은 지난 13년여 동안 가혹한 비난과 조롱을 감내하면서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유승준과 가족들은 한국에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자신의 명예를 최소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이라도 회복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송을 통해 유승준과 가족이 오로지 원하는 것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소명하고 이에 대한 엄정한 비판을 받는 것이다”라며 “유승준과 가족은 최소한의 해명의 기회조차 봉쇄당하고 일방적인 매도 속에서 13년을 넘게 살아왔다. 이제는 한국 땅에서 직접 용서를 구하고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정당한 비판을 달게 받고자 한다”고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해당 부처인 병무청과 법무부의 입장은 여전히 단호하다. 법무부 대변인실은 “행정소송을 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의 원칙은 이전과 동일하다. 소송을 걸었다면 그에 대응하면 그 뿐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소송은 원칙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병무청 역시 같은 입장이다.
한편 유승준은 2001년 8월 신체검사 당시 4급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아 입대할 예정이었으나, 입대 3개월을 앞둔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이 면제됐다. 이에 병무청은 출입국 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에 따라 법무부에 그의 입국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 역시 이를 수용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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