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선수들이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겨 18연승을 달성한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여자부 GS칼텍스 승점 1차로 PO 좌절
사람마다 처한 위치에 따라 시간의 흐름은 다르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는 쏜살같은 세월이고, 누구에게는 느릿느릿 거북이걸음 같은 시간이다. 17연승을 달려온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는 올 시즌이 가장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었다. 반면 28패를 당하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카드 선수들에게는 힘들고 긴 시즌이었다.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현대캐피탈-우리카드의 남자부 6라운드.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와 홈 최종전을 벌였다. V리그 통산 최다연승 신기록에 도전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경기 전 “파죽지세”를 말했다. 최 감독 어록의 시즌 완결편 같았다. 우리카드는 박상하가 전날 훈련 도중 왼쪽 허벅지를 다쳐 이날 경기에 결장했다.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은 “시즌 동안 고생한 선수보다는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김시훈, 안준찬, 나경복이 스타팅으로 나섰다.
첫 세트를 시작하자마자 현대캐피탈이 블로킹과 서브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김 감독이 조기에 타임아웃을 불러 “뭐가 두려워”라고 했지만, 상대의 기세를 막기에는 힘이 부쳤다. 우리카드가 수비대형을 제대로 갖추기 전 현대캐피탈의 다양한 공격이 여기저기서 날아왔다. 블로킹 5-2, 서브 2-1, 범실 1-6으로 현대캐피탈이 일방적으로 앞섰다.
2세트도 여전히 우리카드의 리시브가 흔들렸다. 현대캐피탈은 수비 이후 반격과정에서 연결이 빨랐다. 선수들끼리 주고받는 연결은 마치 배구쇼처럼 화려했다. 그 스피드를 우리카드의 블로킹이 따라가지 못했다. 17-11에서 3연속 실점을 하자 최 감독이 처음으로 타임아웃을 불렀다. 오레올이 중요한 2득점으로 흐름을 끊었다. 우리카드가 4개의 블로킹으로 반격해 24-21까지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3세트도 경기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가 세트스코어 3-0(25-16 25-21 25-17)의 완승으로 18연승을 완성했다.
현대캐피탈은 1월 2일 4라운드 우리카드전부터 거침없이 내달려 마침내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에 걸쳐 삼성화재가 달성했던 기존 최다연승 기록을 넘어섰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유관순체육관의 천장에서 ‘프로배구 최초 18연승 달성’이라는 대형 통천이 불꽃과 함께 내려왔다. 현대캐피탈은 28승8패, 승점 81의 압도적 성적으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한편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시즌 최종전에선 GS칼텍스가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1(20-25 25-16 25-18 25-20)로 이겼다. 4위 GS칼텍스는 15승15패, 승점 47로 3위 흥국생명(18승12패·승점 48)에 간발의 차로 뒤져 아쉽게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을 놓쳤다. 이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IBK기업은행은 20승10패, 승점 59를 마크했다.
천안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