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영욱(24번)이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2-0으로 앞선 1회초 승기를 잡는 3점홈런을 날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9발의 축포가 봄날 꽃잎처럼 화사하게 피어났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가 8일 전국 4개 구장에서 개막한 가운데, 홈런포가 9방이나 터지며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수원에선 kt 김상현이 연타석포를 가동하며 거포의 귀환을 알렸고, 두산은 홍성흔과 박건우의 대포로 맞불을 놓았다. 마산에선 삼성이 이영욱의 3점홈런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한 가운데, NC 박석민이 친정팀을 상대로 홈런포를 터트려 이적 신고식을 했다. 울산에선 SK 새 외국인선수 헥터 고메즈가 첫 경기부터 대포를 가동하며 인사했고, LG에서 SK로 이적한 ‘예비 거포’ 최승준도 괴력의 아치를 그렸다. 광주구장에서 예정됐던 LG-KIA전은 우천취소됐다.
두산 좌익수 후보 박건우 솔로
● 두산 5-5 kt(수원)
두산은 주력선수들의 컨디션 점검, kt는 백업선수들의 실전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 kt는 김상현과 이대형 정도를 제외하면 비주전선수들을 기용하고도 두산과 대등하게 맞서 달라진 선수층을 확인했다. 두산은 0-5로 밀리다 비주전급을 기용한 중반부터 추격을 개시해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kt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는 4이닝(56구) 무실점 피칭을 보여줬다. 두산 5선발 후보 노경은은 김상현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고 3이닝 3실점했다. 두산의 주전 좌익수가 유력한 박건우는 5회 솔로홈런을 쳤다. 경쟁자 김재환도 8회 2루타로 맞불을 놓았다. 두산이 포수로 육성하는 박세혁은 3볼넷을 얻어냈다. 두산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4번타자로 나서서 4회 내야안타와 6회 볼넷을 얻었다.
‘김성근 집중지도’ 장민재 2이닝 4K
● 한화 4-2 넥센(대전)
한화와 넥센의 선발투수 후보들이 나란히 출격했다. 희비는 엇갈렸다. 한화 김용주는 3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넥센 김정훈은 2.1이닝 4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들보다 더 주목 받은 선수는 한화 2번째 투수 장민재. 스프링캠프 동안 김성근 감독의 집중 지도를 받은 그의 공은 생각보다 더 좋았다. 직구(20개) 최고 구속은 141km에 불과했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12개)가 일품이었다. 2이닝 동안 삼진 4개(1안타 무4사구 무실점)를 솎아냈는데, 4-1로 앞선 4회초 강지광, 김하성, 홍성갑을 연달아 삼진 처리한 것이 백미였다. 장민재는 “캠프 때부터 변화구 제구에 집중한 결과”라며 만족스러워했고, 김 감독도 “장민재가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SK 고메즈 3점포·최승준 솔로
● SK 6-6 롯데(울산)
SK는 베스트 라인업, 롯데는 주축들이 상당수 빠진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3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적 피칭을 보였다. 2년차 시즌을 맞아 더욱 기대를 갖게 만드는 투구였다. 반면 SK 5선발 후보 문광은은 2회말 선두타자 볼넷 이후 연속안타를 맞고 2점을 내주는 등 4이닝 4안타 2실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롯데가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선보였는데, 끊임없이 상대 투수를 흔들던 롯데 오승택은 2사 1·3루서 더블스틸 시도로 득점에 성공했다. 오승택은 9회에도 도루를 성공하는 등 달라진 롯데의 주루플레이를 이끌었다. SK는 고메즈의 3점홈런과 최승준의 솔로홈런 등 장타력에선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
이승엽 3안타 ‘베테랑의 힘’
● 삼성 5-3 NC(마산)
천연잔디로 옷을 갈아입은 마산구장은 산뜻했다. 그 푸른 잔디 위로 불혹을 넘긴 노장들의 방망이가 불타올랐다. 삼성 이승엽은 1회초 2사 1·2루서 중전적시타로 선제타점을 올렸다. 이어 3회 우전안타, 5회 중월2루타를 쳐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스프링캠프부터 발산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NC 이호준은 2회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첫 득점을 이끌고, 6회에는 볼넷을 고르는 등 3타석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노장의 건재를 과시했다. 삼성 선발 한 자리를 노리는 정인욱은 이호준에 이어 4회 박석민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4이닝 2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최고 구속이 141km에 그친 점은 아쉬웠다.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는 1.2이닝 5실점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수원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울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