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억 박석민’ 홈런 첫 인사

입력 2016-03-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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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룡타자! NC 박석민이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출장해 4회 좌월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난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로 4년간 96억원에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박석민은 이날 창원 팬들에게 강렬한 이적 신고식을 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젠 공룡타자! NC 박석민이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출장해 4회 좌월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난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로 4년간 96억원에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박석민은 이날 창원 팬들에게 강렬한 이적 신고식을 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친정팀 삼성 상대로 멀티히트…창원 홈 팬들에게 강렬한 신고식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이 펼쳐진 8일 마산구장의 날씨는 쌀쌀했다. 차가운 바람에 빗방울까지 떨어졌다. 더군다나 경기는 평일 오후 1시 시작했다. 그러나 738명(NC 집계)의 관중이 삼성과의 첫 시범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은 두꺼운 점퍼에 담요를 덮고,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우산까지 접었다 폈다하는 수고까지 감수하며 야구를 즐겼다. 이날 738명의 팬들에게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은 주인공은 팀의 최고 스타 나성범(27)도, 정신적 지주 이호준(40)도 아니었다. 창원 팬들이 거리에 환영 현수막까지 내걸고 겨우내 첫 만남을 손꼽아 기다렸던 박석민(31)이었다.

2004년 삼성에서 데뷔해 스타로 성장한 박석민은 지난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 96억원’이라는 역대 FA 최고 대우로 NC로 이적했다. 그런데 이날 시범경기 개막전 상대팀은 공교롭게도 친정팀 삼성이었다. 게다가 NC는 지난해 삼성에 5승11패로 밀렸다. 올해 팀의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선 지난해 열세였던 삼성과의 승부가 중요하다. 박석민 개인에게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창원 팬들에게 첫 인사를 하는 날이었 뿐 아니라, 지난 12년간 5차례 우승을 함께한 친정팀과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첫 조우였기 때문이다. 창원 팬 앞에서 치른 신고식은 대성공이었다. 5번 3루수로 선발출장한 박석민은 0-5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팬들의 열광적 응원 속에 외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그러나 4회말 2사 후 2번째 타석에서 삼성 선발 정인욱을 상대로 좌월솔로홈런을 터트리며 화끈한 인사를 했다. 6회말 1사 1루 3번째 타석에선 좌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다시 큰 환호성을 받았다. 곧이어 대주자로 교체돼 덕아웃으로 들어가자 마산구장의 관중은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치며 “박석민!”을 환호했다. NC 선수로 마산구장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박석민이지만, 경기 전 옛 팀에 대한 예의는 깍듯했다. 자신의 훈련 스케줄이 끝나자마자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달려가 정중히 인사했다. 삼성 시절 유독 따랐던 대선배 이승엽(40)과는 야구장 복도에서 따로 만나 한참동안 이야기꽃을 피우며 아껴뒀던 깊은 정을 나눴다.

박석민은 경기 후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홈팬들에게 첫 인사하는 날 많은 박수를 쳐주셔서 감사했고, 홈런을 쳐 작으나마 보답한 것 같다. 삼성과의 경기는 긴 시간을 함께했던 류중일 감독님, 동료들과 오랜만에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승엽 선배는 어제 만나 장어구이를 함께 먹으며 해후했다. 창원이기 때문에 내가 저녁을 샀다”며 웃었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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