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식스밤 “분홍소시지 응원봉 보면 힘이 번쩍”

입력 2016-03-09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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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 걸그룹 식스밤(소아, 다인, 유청, 한빛)이 ‘10년만 기다려 베이베’를 발매했다. 지난 2012년 식스밤은 6명의 멤버로 가요계에 야심차게 데뷔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멤버 교체 끝에 4명으로 자리 잡은 그들은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이번 활동에 나섰다.

식스밤의 이번 타이틀곡 ‘10년만 기다려 베이베’는 작곡가 '바비문'의 곡으로 신나는 멜로디와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다. 누나와 연하남이라는 색다른 가사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10년만 기다려 베이베’는 연하남을 향한 누나의 마음을 담은 노래에요. 20대 여성들이라면 한 번 쯤은 꿈꿀만한 내용이죠. 지금 우리에게 딱 맞는 내용인 것 같아요. 20대중반 여성의 마음을 대변해서 그런지 공감이 가네요. 다른 면으로 보면 나쁜 여자 같기도 해요. 결혼하자고 해놓고 10년을 더 기다리라고 말하니까요. (웃음)” (소아)

최근 방송된 MBC뮤직 ‘쇼챔피언’ 악플박스 코너에서는 식스밤을 향한 댓글들이 공개됐다. 자칫 기분이 상하거나 불쾌한 반응을 낼 수도 있었지만 식스밤은 달랐다.

“방송에서도 보셨듯이 멤버들이 다들 보면서 웃었어요. 우리들 성격이 워낙 밝은 편이거든요. 오히려 그런 반응이 감사하더라고요. 악플들 덕택에 오히려 이슈가 된 것 같아요. 악플을 보니 식스밤의 별칭을 엄청 많이 지어주셨더라고요. 아시다시피 ‘분홍소시지’ 같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있어요.” (다인)


말 그대로 파격의상이다. 딱 달라붙는 분홍색 의상에 독특한 안무까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분홍소시지’를 연상케 하는 분홍색 의상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리가 분홍 소시지를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에요. 막상 분홍 소시지라는 표현을 들으니 공감이 가더라고요. 닭털 뽑은 생닭, 개불 같다는 댓글도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명란젓이 정말 웃겼어요. 어쩜 그렇게 아이디어가 샘솟는지 신기하더라고요. 곧 있으면 온몸에 보디페인팅을 하고 나오지 않겠냐는 댓글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웃음)” (유청)

‘분홍소시지’ 논란을 불러일으킨 해당 의상은 소속사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앞서 ‘스텝투미’ 활동에서 레쉬가드를 입고 활동한 식스밤은 이번에는 라텍스 의상을 내세웠다. 해외에서 공수해올 정도로 정성을 쏟아 만든 메인의상이다.

“‘스텝투미’ 활동 때부터 몸에 핏이 되는 래쉬가드를 입고 활동했어요. 남자가 생각하는 섹시함과 여자가 생각하는 게 다르더라고요. 우리는 노출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남자는 밀착돼야 섹시함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식스밤만의 섹시함을 강조하고 싶어서 이번 의상을 골랐어요. 섹시가 아닌 코믹스러운 반응을 보여주셔서 신기해요.” (소아)

천연고무 라텍스라는 소재 특성상 땀 흡수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무대의상은 색이 변색되거나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식스밤은 ‘10년만 기다려 베이베’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막상 입어보니 그렇게 밀착될지 몰랐어요. 옷 입을 때 정말 불편하거든요. 완전 꽉 끼는 고무장갑인데 착용할 때도 힘들어요. 온몸에 베이비파우더를 바르고 입어야 겨우 들어가요. 뮤직비디오 찍을 때 춤을 추는데 물방울이 튀더라고요. 그게 알고 보니 땀이었어요. (웃음) 소재 특성상 물 흡수가 안 되니까요. 그래도 막상 입고나면 신축성도 있고 안무할 때 편해요.” (다인)

이러한 이유로 식스밤의 이번 콘셉트 의상은 무대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무대 의상이 공중파를 포함한 케이블 방송국에서 심의 불가 판정을 받았다. 아쉬울 법도 하지만 식스밤은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의 불가 판정을 받을 줄 몰랐어요. 우리 예상보다 많이 야한가 봐요. 이 의상 말고도 다른 것도 불가 판정을 받았어요. 다른 것으로 대체할만한 의상을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도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어느 곳에든 열심히 해야죠. 얼마 전에는 동대문 공개무대에서 게릴라 공연도 몇 번 했어요.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어요.” (유청)


현장과 SNS를 통해 수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식스밤은 최근 놀랄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중국 45개 도시 공연을 하며 활동을 펼친 식스밤은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서 조회 수 5500만 뷰를 돌파하며 클릭수 1위에 올랐다. 가온소셜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정말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여주셔서 신기해요. 요즘에는 공연 현장에서 분홍소시지를 들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처음 쇼케이스 했을 때만 응원봉으로 분홍소시지를 들고 오셨는데 이제는 우리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 같아요. 소시지에 ‘식스밤 하트’ 이런 식으로 적어오는 분들도 있고, 후렴을 따라 부르는 분들도 많이 생겼어요.” (한빛)

상황이 이렇다보니 팬카페 회원수도 급증하고 있다. 팬들의 반응이 높아질수록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식스밤의 의지는 더욱 강하다.

“아직 길거리에서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그래도 방송국에서는 많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인사를 다니는데 스태프 분들이 ‘식스밤 파이팅’ 해주셔서 기뻤어요. 멤버들 각자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많아 와요. SNS상에서 많이 퍼져서 그런지 주위 분들 답변이 많은 편이에요.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하겠어요.” (소아)

마지막으로 식스밤은 10년이 넘도록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브라운아이드걸스를 롤모델로 꼽았다. 늘 변화무쌍한 매력으로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식스밤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최근 활동을 통해서 실시간검색어 2위까지 했어요. 다음에는 가온차트 1위를 하는 게 큰 목표에요. 차근차근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나가려고요. 지금은 의상으로만 이슈가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가 좋은 그룹이 되고 싶어요. 식스밤하면 신나고 즐겁고 긍정의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 지금보다 다음이 더 기대되는 식스밤 될테니 많은 분들의 뜨거운 응원 기대할게요.” (전원)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페이스메이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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