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극도 흥행②]‘아이가 다섯’ 소유진, 역시 그는 배우였다

입력 2016-03-11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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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토리 제공공, 방송캡처

배우 소유진이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으로 연기 인생 2막을 제대로 열었다. ‘아이가 다섯’에서 이혼의 상처를 딛고 세 아이를 꿋꿋이 키우는 억척 싱글맘 안미정으로 분해 연기력하나로 ‘백종원 아내’라는 수식어를 보란 듯이 떼어낸 것이다.

2000년 드라마 '덕이'로 데뷔한 소유진은 '맛있는 청혼' '쿨' '여우와 솜사탕'(2001) '내 인생의 콩깍지'(2003) '귀엽거나 미치거나'(2005) '아들 찾아 삼만리'(2007) '황금물고기'(2010) 등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통통 튀는 여배우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3년 백종원 요리연구가와 결혼한 후에는 연기 활동보다 가정에 충실했고, 요리 예능프로그램 열풍으로 백종원 연구가가 크게 주목받으며 소유진은 언제부턴가 '백종원 아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출산의 효과일까? 결혼 전 소유진은 귀여운 배우로 불릴지언정 연기로 극찬 받은 적은 드물었다. 하지만 ‘아이가 다섯’에서는 엄마의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며 호평 받는다.

망가짐도 불사하지 않는 점이 눈에 띈다. 소유진은 첫 회부터 전 남편 윤인철(권오중)과 강소영(왕빛나)이 집 근처에 빵집을 개업한 것에 분노하며 골프채를 들고 쳐들어가는 설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결혼사진을 향해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대거나 치마 지퍼 사이로 삐져나온 블라우스를 눈치 채지 못하고 안재욱(이상태 역)을 변태로 오해한 장면이 큰 웃음을 자아냈다.

또 소유진의 눈물과 모성애 연기는 관록과 진심이 더해져 빛을 발한다. 극 중 소유진은 자신의 절친과 바람난 남편과의 이혼으로 매일 밤 짜디짠 눈물과 독주로 쓰린 속을 달래야만 했고 자신의 상처보다도 아빠 없는 설움에 커나갈 어린 아이들 걱정에 아빠가 외국에 돈 벌러 갔다는 거짓말로 달랬다. 혹 아이들이 이 비밀을 알게 될까봐 장롱 문을 닫고 베개를 입에 문채 숨 죽여 우는 장면이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불륜도 용서하겠다’며 애처롭게 매달리던 회상 장면에서는 실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소유진의 진심 어린 모성애가 녹아들어 절절한 감성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이로써 “누군가의 아내보다 드라마, 캐릭터 자체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소유진의 각오가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음이 증명됐다. 소유진의 열연이 돋보이는 ‘아이가 다섯’은 12일 밤 7시 55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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