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가 끝나면…여자대표팀 올림픽 출전권 노린다

입력 2016-03-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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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사진제공|대한배구협회

■ 5월 14일부터 최종예선전

한국 3위 이내 들어야 브라질 리우행 가능
올림픽 좌절 남자대표팀은 6월에 월드리그

지금 배구 팬들의 시선은 ‘봄 배구’에 쏠려 있다. 17일부터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 18일부터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이 벌이는 5판3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이 ‘NH농협 2015∼2016 V리그’의 마무리다. 이 잔치가 끝나면 대한민국 성인배구, 특히 여자배구의 운명을 가름할 중요한 대회가 기다린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놓고 벌이는 최종예선전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본선 진출에 계속 실패한 남자대표팀은 세대교체를 통해 2020년 도쿄올림픽을 노린다. 젊은 대표팀은 2016월드리그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점검한다.


일본의 텃세와 여자대표팀에는 어떤 액션도 보이지 않는 대한배구협회

11일 일본 도쿄에서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최종예선전 대진표가 확정됐다. 리우올림픽 본선 티켓은 12장이다. 이 가운데 개최국 브라질이 자동으로 가장 먼저 출전권을 얻었다. 지난해 도쿄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1·2위를 차지한 중국과 세르비아도 본선행을 확정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산하 대륙별 예선전 우승팀도 본선 진출권을 가져갔다. 유럽은 러시아, 북중미카리브해는 미국, 남미는 아르헨티나, 아프리카는 카메룬이 각각 차지했다.

이제 남은 올림픽 본선 티켓은 5장. 이 가운데 4장이 5월 14일부터 22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최종예선전 겸 아시아 예선전을 통해 확정된다. 한국은 아시아 출전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거나 3위 이내에 들어야 2012런던올림픽에 이어 다시 본선에 나간다. 만약 3위 안에 아시아 국가가 포함된다면 4위도 리우올림픽 본선에 나간다.


대회방식이 복잡한 것은 일본의 입김 탓이다. FIVB에 많은 스폰서를 하는 일본은 경기방식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만들곤 한다. 아쉽게도 대한민국 배구는 외교역량이 없어 항상 손해를 본다. 한국은 아시아 랭킹 1위 자격으로 최종예선전에 출전한다. 태국, 카자흐스탄이 아시아 랭킹 2·3위다. 유럽 예선 2·3위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남미 예선 2위 페루, 북중미카리브해 예선 2위 도미니카공화국이 티켓을 노린다.

한국은 5월 14일 이탈리아와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말이 좋아서 개막전이지 오전 10시에 벌어지는 경기다. 이어 네덜란드∼일본∼카자흐스탄∼페루∼태국∼도미니카공화국과 풀리그다. 경기시간이 제각각이다. 일본은 모든 경기를 오후 7시에 치르지만, 한국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45분, 오후 3시30분 등 정신이 없다. 일본전만 유일하게 오후 7시다. 오전 10시에 경기를 시작하기 위해선 새벽부터 준비해야 한다.

평소 그런 일정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기에 대회를 앞둔 준비기간 동안 많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대한배구협회는 남자대표팀을 위해선 V-퓨처 펀드를 만들고 새로운 준비를 하는 시늉이라도 내지만, 여자대표팀에 대해선 어떤 움직임도 없다. 지난해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정철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것이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다. 어떻게 대표팀을 지원하고, 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눈앞에 여자배구의 운명이 걸린 대회를 앞두고 이처럼 태평해도 되는지 걱정스럽다. 런던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여자선수들은 철저히 협회의 외면 속에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016 FIVB 월드리그 일정은?

올해로 제27회를 맞은 월드리그 일정도 최근 확정됐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라 많은 변화가 있다. FIVB는 올해 월드리그의 규모를 확대해 36개국이 참가하도록 했다. 한국은 2그룹(지난해 월드리그 성적 13∼24위)이다. 한국, 쿠바, 캐나다, 일본, 체코, 포르투갈, 핀란드, 네덜란드는 대륙간 라운드에서 홈경기 개최가 가능하다. 와일드카드의 중국, 터키, 슬로바키아와 3그룹(25∼36위) 우승팀 이집트는 홈경기가 없다. 올림픽 일정 때문에 이전까지 8주 동안 홈&어웨이로 치러지던 대륙간 조별라운드 일정은 축소됐다. 3주에 몰아서 경기를 마쳐야 하기에 금∼일요일 사흘 동안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한 곳에 모여 경기를 한다. 첫 주는 일본 오사카, 두 번째 주는 캐나다, 세 번째 주는 한국에서 경기가 열린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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