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경vs유호진 ①] ‘마리텔’의 두뇌이자 심장인 예능 알파고

입력 2016-04-05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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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vs유호진 ①] ‘마리텔’의 두뇌이자 심장인 예능 알파고

박진경 PD는 현재 MBC는 물론, 예능계가 주목할 만한 차세대 스타 PD다. 그는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인 '마이리틀텔레비전'을 1년 만에 MBC의 대표 예능으로 성장시켰고 이후 MBC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같은 박 PD의 성과는 수상 경력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지난해에만 '마이리틀텔레비전'으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방송영상산업발전 유공부문 국무총리 표창,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상 TV예능부문 최우수상, 제27회 한국PD대상 TV 예능 부문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셈이다.

이런 성장의 요인에는 박진경 PD의 마니악함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과 지상파 예능의 결합이라는 설정부터가 그가 굉장히 열린 사고의 소유자임을 알수 있다. 또한 인터넷 생방송은 따로 진행하고 여기에서 얻어지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였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으로 변모시키는 신선한 시도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정작 대중들이 박진경 PD를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역시 누리꾼들에게 익숙한 서브컬처 요소를 '마리텔' 곳곳에 배치하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진 역시 개그감을 보여준다는데 있다.


'마리텔'은 기본적으로 누리꾼들과 만들어 가는 방송인만큼 채팅창에도 온라인에서 주로 사용되는 문구들이 종종 등장한다. 박진경 PD는 이를 거의 놓치지 않고 활용하는데다가 애니매이션,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문구 등을 곳곳에 배치해 재미를 준다.

특히 이제는 명물이 된 CG 실력은 '마리텔'과 다른 프로그램을 차별화 시키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폭포수 처럼 쏟아지는 설탕이나 기미작가의 따봉을 전우주로 날려보내는 것은 물론 짐볼에서 허우적 거리는 후배 PD를 게임 화면 속으로 집어넣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인터넷 생방송을 보고도 '마리텔' 편집본을 보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박진경 PD는 누리꾼들의 습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매회 방송을 통해 '마리텔' 출연자들의 힌트를 뿌리고 이를 누리꾼들에게 찾아내게 하는 등 독특한 소통을 이어 간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박진경 PD는 누리꾼들에게 '흔한 예능 PD 중 한 명'이 아니라 만만한 '진경이'가 되어 버린다.

지금도 박진경 PD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이경규를 섭외해 '눕방(눕는 방송)'과 '낚방(낚시 방송)'을 성사시킨 것도 그의 지속적인 성장을 증명한다. 누리꾼과 함께 '예능 알파고'가 되어가는 박진경 PD는 '마리텔'로 어디까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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