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경vs유호진 ②] 침몰 직전 ‘1박 2일’을 구한 전문 경영인

입력 2016-04-05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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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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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vs유호진 ②] 위기의 ‘1박 2일’을 구해낸 전문 경영인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의 유호진 PD는 기업으로 치면 창업자가 아닌 전문 경영인에 가깝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템으로 만들어낸 기업이 아닌 이미 전성기를 누릴데로 누리고 스러져 가는 기업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받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호진 PD는 줄곧 인터뷰에서 '1박 2일' 담당 PD 제안을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도망가고 싶었다"는 말로 부담감을 표시하곤 했다. 그만큼 그가 처음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았을 때의 상황은 매우 엄중했다. 한때 '무한도전'과 쌍벽을 이루던 '1박 2일'에게 다음 기회란 없었다.

이후 그는 김주혁, 차태현, 김종민, 데프콘, 김준호, 정준영 등 새 멤버를 꾸려 완전히 새로운 '1박 2일'을 만들었다. 이들은 매회 여행지 소개와 복불복 미션을 서로 다른 미션에 녹아내 재미를 만들었다. 시즌 2보다 훨씬 안정적인 진행과 멤버들의 끈끈한 호흡도 호평을 받았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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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진 PD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1박 2일'은 이미 영욕을 모두 맛본 오래된 가게와도 같다"고 말했다. 유호진표 '1박 2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하고 있다. 기존의 단골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하는 것이 그의 최대 목표였다.

이에 유 PD는 복불복 미션, 야외취침, 까나리 액젓 등 '1박 2일' 전성기 시절의 요소를 유지하고 그만의 감성 연출을 더했다. 또한 멤버들에게 단호하면서도 허술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시청자들이 이전 시즌에서 경험한 나영석 PD의 모습이기도 하다.

여기에 그는 서울여행, 수학여행 특집, 하얼빈 특집 등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잡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때 강호동에게 몰래 카메라를 당하고 어리둥절해 하던 신입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 없다.

한 '1박 2일' 관계자 역시 유호진 PD에 대해 "리더십도 매우 강하고 이제 물이 오를대로 오른 것 같다. 연출 초반에는 아이템별로 시청률 부침도 심했지만 지금은 그런 사례는 거의 없다. 유호진 PD와 제작진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 퀄리티도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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