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한효주 ①] 8년 전 제대로 당한 막내 PD, ‘몰카의 신’ 되다

입력 2016-04-12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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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의 유호진 PD를 설명하는데 주요 이벤트에서 시즌1 신입 PD 시절 겪었던 몰래 카메라 사건을 빼놓을수는 없다.

당시 유호진 PD는 나영석 PD의 후배로 촬영에 참여해 '1박 2일 시즌1' 멤버들에게 혹독한 몰래 카메라를 당했다. 김C와의 신경전으로 인해 화가 잔뜩 오른 강호동에게 번쩍 들리는 수모를 겪기도 하고 험악해진 분위기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은 지금도 회자되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시즌3의 멤버들을 치밀하게 골탕먹이는 몰래 카메라의 고수로 성장했다. '1박 2일' 에피소드 중 가장 감동적인 편으로 꼽히는 서울 특집도 넓은 범주의 몰래 카메라로 볼수 있는 만큼 그의 몰카 노하우는 결코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특히 최근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행적을 좇아 화제가 됐던 하얼빈 특집 역시 원래는 멤버들이 전혀 모르게 준비됐다. 유호진 PD는 당시 동아닷컴에 "멤버들이 갑자기 하얼빈으로 출국하게 돼 당황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0일 방송된 '1박 2일 시즌3'에서 유호진 PD의 몰카 노하우가 폭발했다. 이미 게스트로 초청된 배우 한효주와 함께 멤버들을 모두 속여 넘긴 것.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한효주에게 텀블러 모양의 카메라까지 지참하게 한 후 제주도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멤버들을 만난 양 연기를 하게 했다. 정작 한효주는 들켰다는 생각에 안절부절 했지만 멤버들은 기대 이상의 리액션을 보여줬다.

여기에 제주도에 내린 후에도 한효주를 곧바로 합류시키지 않고 멤버들과 막간 토크를 나누게 했다. 그 후 함덕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한효주의 모습과 함께 흘러나온 '촬영에 협조해주신 한효주 씨께 감사드린다'는 자막은 시청자도 속이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후 한효주의 행선지를 알게 된 멤버들은 누가 봐도 티가 나고 어색한 행동으로 그의 뒤를 좇았다. 처음부터 한효주가 게스트였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배신감과 더불어 그동안 자신들이 보여준 행동에 부끄러워 하는 모습은 이날 에피소드의 백미. 그러나 몰카가 끝나고 한효주 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려는 순간 유호진 PD는 한번 더 상황을 비틀었다. 자비 없는 '조기 퇴근 복불복'을 밀어붙인 것이다.

몰카 뿐만 아니라 이날 에피소드는 남자들만 가득한 예능에서 언제나 환영받고 대접받는 여배우를 활용해 얼마나 예능적 재미를 끌어낼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과거 문근영, 박보영 등이 참여했던 특집이나 이국주, 박나래, 장도연 등이 참석한 특집과는 분명히 다른 색깔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쯤되면 쑥맥같아 보이는 유호진 PD가 점점 달라보이기 시작한다. 몰카에 감쪽같이 당하던 그가 이제는 여배우를 활용해 몰카를 만들어 낸다. 이래서 사람은 한번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는 거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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