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외국인투수 브룩스 레일리(왼쪽)가 14일 잠실 LG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포수 안중열과 포옹하고 있다. 레일리는 9이닝 동안 8안타 10탈삼진 무4사구로 KBO리그 데뷔 후 개인통산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팔색조투구로 LG타선 완벽 봉쇄
무너진 롯데 선발진에 한줄기 빛
마라톤처럼 길고 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마라톤에서 2시간을 전력질주 해도 초반 단 20m 뒤처진 것을 따라잡기 힘겨운 것처럼 시즌 초 연패는 두고두고 짐이 된다.
지난해 스토브리그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서 송승락(34)과 윤길현(33)을 총액 98억원에 영입해 포스트시즌 그 이상을 바라보며 시즌을 시작한 롯데는 선발진 균열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고원준(26)은 6일 사직 SK전에서 1회 근육이 뭉치는 증상을 호소, 교체된 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29)은 극심한 난조를 겪고 있다.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조원우 감독은 “아무래도 선발진이 지금 가장 큰 걱정이다. 당장 일요일(17일) 선발투수가 비어있다. 고원준은 조금 더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을 주겠다. 린드블럼은 너무 잘 하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조 감독은 큰 근심을 조금은 덜어놓을 수 있었다. 좌완 브룩스 레일리(28)가 이날 LG를 상대로 2016년 KBO리그 첫 완봉승을 기록하며 경기 전체를 홀로 끝냈다.
이날 패하면 롯데는 3연패를 당하고 다시 창원 NC전 원정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3연전을 모두 패한 뒤 새벽에 긴 시간 원정길에 오르는 일이다.
롯데에는 레일리가 있었다. 레일리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2일 넥센전에서 5.2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으로 첫 패배를 당했다. 8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득점 지원이 없어 또 패전투수가 됐다.
14일 경기에서 1회초 동료 타자들이 강민호의 2점홈런을 포함 4점을 먼저 뽑아주자 레일리는 9회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거침없이 공을 던졌다.
빠른 투구 템포로 시원시원하게 LG타선을 요리했다. 최고 148km, 가장 느린 속도가 142km를 기록한 직구(48개)자체에 힘이 있었다. 여기에 커브(18개),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25개), 싱커(4개)등 다양한 레퍼토리도 호투를 뒷받침했다. 총 35명의 타자에게 117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 중 스트라이크가 87개로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안타는 8개를 허용했지만 3회말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의 연속 안타도 없었다. 특히 삼진 10개를 잡는 동안 볼넷이 단 1개도 없었고, 장타도 1회말 이형종에게 맞은 2루타뿐이었다. 완봉승을 올릴 수 있었던 무결점 완벽 투구다.
레일리는 경기 후 “오늘 몸쪽과 바깥쪽 제구가 원하는 곳으로 이뤄졌다. 야수들의 수비가 큰 도움이 됐고 초반 팀의 많은 득점으로 편안하게 투구했다. 모든 구종을 골고루 던지려 했고 좋은 피칭 밸런스 덕에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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