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추어 최강 쿠바야구 유망주들이 한국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와 10개 구단은 쿠바에서 트라이아웃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회에 앞서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 나선 쿠바대표팀. 스포츠동아DB
■ ‘저비용 고효율’ 선수 수급 대안으로…구단들도 긍정적 검토
육성형 선수·즉시 전력감 영입 동시 논의
쿠바 정부와 합의·선수협과 협의 등 숙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아마추어 야구 최강국 쿠바에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테스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O관계자는 27일 “효율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해 쿠바에서 트라이아웃을 함께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각 구단 단장들과 의논을 했고, 구단 실무진이 검토를 하고 있다. 육성형 선수를 뽑는 방안, 즉시 전력을 영입하는 방법 등을 함께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A구단 실무책임자는 “이제 첫 발걸음이지만 매우 의미가 큰 시도다. 현행 외국인선수 3명 보유에서 쿠바에서 함께 선발한 육성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영입할 수 있다면 부상, 부진 등의 상황에서 대체 투입이 가능하고 또 기량이 뛰어나다면 정식 계약을 할 수도 있다. 크게 환영하며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바도 KBO와 한국 프로야구 구단의 선수 선발을 환영하고 있다. 구본능 KBO 총재는 2월 16일 10개 구단 사장단과 함께 쿠바를 방문했고, 유망주 선수선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가졌다. 국내 10개 구단은 쿠바 출신 외국인 선수가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전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쿠바 트라이아웃 논의는 민간 교류 확대를 원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적극적인 권유도 배경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쿠바는 유엔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이스라엘과만 미수교 국가였지만 적극적인 개혁 개방 정책을 선언하며 미국과 반세기 만에 외교관계를 복원했다. 우리 정부도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추진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태다.
쿠바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앙키스) 등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류현진과 함께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야시엘 푸이그도 쿠바 출신이다. 몇몇 쿠바 국가대표선수는 미국 땅을 밟는 순간 1억 달러 계약이 가능한 최정상급 기량을 갖고 있지만 끝까지 고국에 남아 월 100달러 안팎의 월급을 받으며 국가에 헌신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쿠바 야구의 전설로 불린 루이스 라소다. 그는 시속 160km의 공을 던지며 21년 동안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했는데, 미국으로 망명하면 연 2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위해 대만을 찾은 쿠바대표팀은 대만에서 한국대표팀과 한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선수들이 직접 100달러에 시가를 팔고 방안에서 빨래를 하는 등 궁핍한 모습을 보여 타 팀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쿠바는 사회주의국가로 선수 유출을 막아왔다. 하지만 최근 정책을 바꿔 적극적으로 야구 선수들을 합법적으로 해외로 보내고 있다. 대신 쿠바 정부는 고액의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쿠바 정부와의 최종 합의, 국내 프로야구선수협회와의 협의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와 확대를 선수협이 반대할 경우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에 1군 3명 보유 2명 출장의 현 제도 안에서 퓨처스리그에서 추가 외국인 선수 보유 및 기용 등의 해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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