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은. 사진제공|KLPGA
■ LPGA 텍사스 슛아웃 데뷔 첫 승…‘134전 135기’ 우승 스토리
2011년 프로데뷔 후 번번이 우승 고배
지독한 연습벌레…땀으로 쓴 성공신화
134전 135기. 신지은(24·한화)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신지은은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첫 우승까지 무려 6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신지은은 주니어 시절부터 촉망받는 기대주였다. 2006년 13세의 나이로 미국여자주니어챔피언십을 제패하며 두각을 보였다. 2008년에는 US여자오픈 본선에 진출하면서 또 한번 여자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신지은은 9세 때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골프를 배운 그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골프를 배우기 위해 2002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골프를 좋아한 신지은은 미국에서 원없이 골프를 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뻤다. 실력도 무럭무럭 성장했다. 주니어 시절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2011년 프로가 된 신지은은 예상과 달리 힘든 길을 걸었다. 몇 번이나 우승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럴수록 더 독해졌다. 한화골프단 소속인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한다. 김상균 감독은 “정말 ‘독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연습량도 상상을 초월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그리고 죽기 살기로 연습한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땀을 흘리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믿는다. 김 감독은 “작년과 재작년 함께 훈련을 해봤는데 연습량이 상상을 뛰어 넘는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뜯어 말려야 할 정도다.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악바리 근성이 오늘의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의 일이다. 미국 LA 인근에 살고 있는 신지은은 1시간 정도 떨어진 테미큘라에서 훈련 중인 김 감독과 선배 윤채영을 만나러 왔다. 혼자 연습하던 그는 만족하지 못하고 일부러 김 감독과 선배가 있는 훈련 캠프에 합류했다. 그러고는 지겨울 정도로 김 감독을 괴롭혔다. 무서울 정도로 독하게 연습하는 선수가 애처롭게 보인 김 감독은 “기술적으로는 완벽하다. 네 자신을 믿고 경기하면 된다”는 말로 신지은의 손에서 겨우 골프채를 내려놓게 했다.
135개 대회(2008년·2010년 US여자오픈 출전 포함)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신지은에게 우승의 의미는 남달랐다. 그는 “아직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앞선 134개 대회 동안 신지은에겐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이다. 최종일 17번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렸다. 우승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그는 아쉽지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안젤라 스탠포드에게 연장전을 허용했고, 결국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우승까지 가는 길은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선두 제리나 필러에 4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은은 경기 중반까지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15번홀에서 리더보드를 보고나서야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다행히 이번엔 그동안의 실패가 큰 교훈이 됐다.
신지은은 “오늘과 같은 상황이 많았고 그런 경험이 떨지 않고 경기하는 데 힘이 됐다. 15번홀에서 리더보드를 봤을 때 4언더파를 친 선수가 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떨지 않았다. 이렇게 우승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이번 대회는 LPGA 투어에서도 규모가 작다. 총상금 130만 달러(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1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 최소 상금 대회)에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비록 상금은 적지만 LPGA 우승자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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