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만이 누리는 ‘돈의 맛’에 취한다

입력 2016-05-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레스터시티 돌풍의 지휘자로 2015~2016시즌 내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올 시즌 레스터시티에서 일군 성과를 바탕으로 고국 이탈리아대표팀 사령탑을 맡을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지만, 라니에리 감독은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또 한 번 레스터시티를 이끌고 마법을 부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우승 돈방석에 앉은 레스터시티

TV 중계권료·챔스리그 진출 등 대박
5000대1 확률…베팅업체들은 울상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강은 레스터시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치열한 4위 싸움에 처한 아스널의 절반에 불과한 선수단 급여, 맨체스터시티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이지만 돈이 꼭 전부는 아니었다. ‘만년 2인자’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이탈리아) 감독과 ‘루저’ 취급을 받아온 선수들이 일군 신데렐라 스토리가 훨씬 감동을 주는 이유다.

그러나 올 시즌 우승 덕분에 레스터시티의 호주머니는 든든히 채워졌다. 수익이 엄청나다. 팀 순위에 따른 TV 중계권료 분배금만 9300만파운드(약 1560억원)다. 14위에 그친 지난 시즌(7200만파운드)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32강) 자동진출로 최소 3000만파운드(약 503억원)를 확보했다. 만약 조 2위 안에 들어 토너먼트 라운드 이상으로 진입할 경우에는 별도의 보너스가 곳간에 쌓인다. 물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도 파격적 보너스가 풀린다. 100만파운드(약 17억원)짜리 해외 파티에 더해 스폰서(킹파워) 차원의 700만파운드(약 117억원)가 이미 분배됐거나, 추후 지급될 예정이다.

클럽 수익금은 당연히 전력강화와 기존 선수단 잡기에 쓰일 전망이다. ▲1부리그 잔류 ▲유럽대항전 출전 등을 목표로 잡은 지난해와 달리 라니에리 감독은 이제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그런데 이 역시 소박하다. “한 자릿수 순위 진입”을 거론했다.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 등은 오래 전부터 유럽 빅클럽들의 스카우트 표적이다.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하고도 FC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유벤투스-AC밀란(이상 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이 꾸준히 행선지로 오르내리고 있다.

전력 이탈을 막으려면 역시 돈이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 이후 조국 이탈리아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라니에리 감독의 마음은 레스터시티 잔류에 기울었다는 점이다. 그는 “여기서 경력을 마치고 싶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했다.

루저들의 반란, 미생이 완생으로 변신한 기적의 1년에 모두가 환호한 것은 아니다. 유수의 베팅업체들은 난리가 났다. 윌리엄힐은 레스터시티의 우승확률을 ‘불가능’ 수치인 5000대1로 잡았다. 레스터시티의 승승장구 행보에 당황한 윌리엄힐은 2월 한 레스터시티 팬을 상대로 “당장 3200파운드(약 532만원)를 지급할 테니 베팅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5파운드(약 8300원)를 건 그는 이제 2만5000파운드(약 4200만원)를 받게 됐다. 유명 영화배우 톰 행크스(미국)는 한 수 위다. 5000대1 확률에 베팅한 25명 중 한 명인 그는 100파운드(약 17만원)를 걸었다. 배당금은 50만파운드(약 8억3000만원)다. 카지노 잭팟에 버금가는 액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