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양훈의 환골탈태, 염경엽 감독의 생각은
“처음에는 직구를 고집하다가 많이 맞았다.”
넥센 양훈(30)은 3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7안타 2볼넷 2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초반 극도의 부진으로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태웠던 양훈의 변화는 넥센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라이언 피어밴드~로버트 코엘로와 함께 확실한 선발로 낙점 받았으나 첫 3경기에서 2패, 방어율 8.80으로 부진했다. 그러자 넥센 염경엽 감독은 양훈에게 “어차피 1년간 쓸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한 박자 쉬면서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지난달 20일 마산 NC전 선발로 하영민을 내보낸 뒤 2번째 투수로 양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양훈은 올라 5이닝 4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희망을 키웠다. 이날 호투가 결국 시즌 첫 승의 밑거름이 됐다. 최근 2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의 순항이다.
염 감독은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NC전 호투로 부담을 떨쳤다. 결과를 봐야 자신감이 생긴다. 편하게 던지면서 5이닝 동안 한 점도 주지 않았고, ‘이렇게 던지면 된다’는 확신이 섰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이다. NC전에서 좋았기에 바로 선발로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양훈은 “NC전에서 계투로 등판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자신감을 찾았고, 구위도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양)훈이는 제구가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의 차이가 확실하다”며 “변화구를 섞어 던져야 한다. 타점이 높아 슬라이더가 종으로 휘는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직구를 고집하다가 많이 맞았다”고 평가했다. 최고구속 140㎞ 초반에 불과한 직구를 고집했고, 이 공이 가운데로 몰리다 보니 안타를 많이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일에는 변화구(슬라이더·커브·포크볼) 51개와 직구(34개·최고 142㎞)를 적절히 섞어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유의 맞혀 잡는 피칭이 가능했던 이유다.
양훈은 “첫 승까지 조금 오래 걸렸다”며 “시즌 초반 내 역할을 하지 못해 많이 죄송스러웠는데 이제라도 첫 승을 따내 기분이 좋다. 감독, 코치님께서 기회를 주신 덕분이다”고 밝혔다.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면서 올 시즌 목표로 설정한 ‘150이닝’을 향한 질주를 시작한 양훈이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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