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어린이 위해 활짝 연 사직구장

입력 2016-05-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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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하는 이웃사랑 나눔 티볼’을 개최했다. 이날 롯데 김민호, 나승현 순회코치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타격과 캐치볼, 수비 등을 가르쳤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웃사랑 나눔 티볼’ 행사
장기적으로 사회공헌활동 지속


롯데 자이언츠의 홈 필드이자 부산야구의 심장, 사직구장이 초등학생들에게 개방됐다.

롯데는 9일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하는 이웃사랑 나눔 티볼’을 개최했다. ‘레인보우 희망재단’의 추천을 받아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롯데 김민호, 나승현 순회코치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타격과 캐치볼, 수비를 가르쳤다. 롯데 관계자는 “야구를 통한 사회공헌활동 방향을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는 4월부터 부산시 교육청과 협약을 체결하고, 부산지역 309개 초등학교에 티볼 장비를 배포했다. 롯데가 무상 제공한 장비 금액만 1억원에 달한다. 또 김 코치와 나 코치를 채용해 부산지역 85개 학교를 돌며 3일씩 가르치고 있다. 주말, 공휴일만 쉬고 12월까지 스케줄이 빼곡하다. 하루에 2개 학교를 도는 날도 있어 식사 시간조차 빠듯하다. 그래도 김 코치는 “아이들을 가르치려니 막막하기도 했는데 직접 해보니 여학생들이 더 적극적이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때 보람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 코치 역시 “지난해 11월 은퇴한 뒤 고향 광주로 가서 지도자 자리를 알아보려 했는데 롯데에서 기회를 주셨다. 가르치다 보니 ‘왜 난 현역시절에 잘하려고만 했지 즐기면서 못 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었다.

아버지가 중국인인 오륙도초등학교 6학년 왕동규(13) 군은 “외야석에서 보기만 했던 야구를 정말 넓은 사직구장에서 해보니 꼭 롯데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야구 저변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부산에 야구부가 있는 초등학교가 6개뿐이다. 부산 16개 구와 군에 야구클럽은 다 있지만 관심 있는 학생만 갈 수 있다. 티볼은 초등학교 정규 교과목이라 학업을 병행하며 할 수 있다. 야구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롯데의 미래 팬 확보 전략도 된다. 향후 롯데는 티볼 교습 대상을 초등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직구장에 어린이들을 모아서 강습하는 이벤트도 초청대상을 바꿔가며 정기적으로 열 생각이다. 롯데는 “당장은 티가 안 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자리에서 묵묵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야구단과 지역사회의 상생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첫 발자국을 롯데가 남겼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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